법원, 1987년 최루탄에 숨진 노동자 유족이 낸 소송에 패소판결

입력 2020.05.24 11:37

서울중앙지법
서울중앙지법


1987년 최루탄에 맞아 숨진 노동자 고(故)이석규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14부(재판장 김벼철)는 이씨 아버지와 형제들이 국가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대우조선 노동자이던 이씨는 1987년 6월 항쟁에 이어 그해 여름에 벌어진 노동자 대투쟁 당시 대우조선 노조 파어베 참여했다. 8월 22일 마지막 노사협상이 결렬되자 노조원들이 행진을 벌이던 중 이를 포위한 경찰관들이 최루탄을 퍼부었다. 이씨는 경찰이 쏜 최루탄을 가슴에 직격으로 맞았고, 병원으로 이송 도중 사망했다.

당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인규명에 나섰다 제3자 개입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2003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이씨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유족들은 지난해 “경찰 공무원들의 과잉진압과정에서 사망했으므로 국가가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경찰이 자행한 기본권 침해행위로 이씨가 사망한 사실은 분명하다”면서도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패소판결을 했다. 이씨가 사망한 1987년 8월 22일에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을 것이므로 그로부터 3년이 넘어 소송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민법상 소송을 낼 수 있는 기간인 소멸시효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손해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 이내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8년 긴급조치 사건 등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서는 민법상 소멸시효를 적용해서 안 된다고 판결했다. 유족들도 이 부분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긴급조치 사건은 과거 유죄판결이 고문 등으로 조작된 증거에 의해 잘못 내려졌다는 사실이 재심으로 확정됐던 사건으로, 유족들로서는 재심 확정 전까지는 국가배상을 내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이씨 경우랑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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