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괜찮나요? 당신 동네에 코로나 제일 많다는데

입력 2020.05.24 08:05 | 수정 2020.05.24 08:34

워싱턴DC 일대 코로나 확진자 비율 뉴욕의 2~3배
미국에서 확진자 비율 가장 높아. 새로운 확산 통로로
미국인들 안전 불감증, 마스크 안 쓴 시민들 여전히 많아

워싱턴DC '내셔널 몰' 공원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워싱턴DC '내셔널 몰' 공원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경제재개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정작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 주변이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에 가장 위험한 곳으로 나타났다. 워싱턴DC를 포함해 이를 둘러싸고 있는 미국의 수도권인 메릴랜드와 버지니아주 일대의 검사자 대비 확진자 수가 미국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데비 벅스 미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은 22일(현지시각)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워싱턴DC와 메릴랜드주 버지니아주 등 3곳이 코로나 양성판정 비율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벅스 조정관은 “여기서 많은 바이러스가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들 지역이 여전히 가장 높은 비율로 코로나 양성 환자가 나오는 주”라고 말했다.

◇워싱턴DC 주변이 미국에서 가장 위험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국에서 검진환자 대비 확진자 비율은 메릴랜드주가 16.5%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버지니아 13.31%, 세번째가 워싱턴DC로 11.81%였다. 그다음도 워싱턴과 가까운 델라웨어주로 10.8%였다. 워싱턴DC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지속적으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벅스 조정관은 건강해 보이는 많은 사람이 부지불식간에 코로나에 감염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잦은 손 씻기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의 코로나 진앙으로 불린 뉴욕주의 확진자 비율은 4.7%로 떨어졌고,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4.06%), 텍사스(5.42%)도 워싱턴 일대보다 크게 낮았다. 하와이와 알래스카는 이 비율이 각각 0.11%와 0.18%에 불과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최근 워싱턴DC를 둘러싼 수도권의 하루 평균 코로나 감염률은 100만명당 230명으로, 수도권 이외 지역의 감염률 70명보다 3배 이상 높다고 보도했다. WP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밀한 인구밀도 때문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워싱턴DC보다 인구밀도 더 높은 뉴욕 등에서는 감염률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외에도 다른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각) 뉴욕 맨하탄에서 '물음표'가 들어간 마스크를 쓴 시민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뉴욕 맨하탄에서 '물음표'가 들어간 마스크를 쓴 시민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닌 마스크와 거리두기 하는 미국인들
기자가 이날 메릴랜드주의 주도(州都)인 애나폴리스의 항구 주변을 돌아봤을 때, 마스크를 쓴 시민의 비율은 10%가 채 안 돼 보였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기자를 포함해 일부 동양인과 노인 몇 사람 정도였다.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를 전혀 유지하지 않은 채 항구 벤치 등에서 사람들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기를 거부하고 있듯, 일상의 미국인들은 오히려 ‘마스크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이날 미국 켄터키의 한 편의점에 ‘마스크를 내리든지 아니면 다른 가게로 가라.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멍청이다. 그 사람 말을 듣지 말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고 보도했다.

일리노이의 한 주유소에 이와 유사한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이 주유소의 직원은 마스크를 착용하면 술과 담배를 판매할 때 미성년자 여부를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들 상점은 미국 주정부가 코로나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것은 시민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주말을 맞아 미 플로리다 해변으로 몰려든 시민들 /AP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주말을 맞아 미 플로리다 해변으로 몰려든 시민들 /AP 연합뉴스
◇트럼프 “낙태는 필수, 교회는 비필수?” 주지사에 교회 정상화 압박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교회 등 종교시설이 필수적인 장소이고 미국에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며 주지사들을 향해 “지금 당장 문을 열라”고 촉구했다.

그는 “오늘 나는 예배당과 교회, 유대교 회당,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필수 장소라고 확인한다”며 “일부 주지사는 주류점과 임신중절 병원이 필수적이라고 간주하면서 교회와 예배당은 제외했다. 이는 옳지 않다. 나는 이 부당함을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주지사)이 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 주지사들(의 방침)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날 종교시설 재개에 관한 지침을 공개했다. 지침에는 시설을 정상화할 경우 비누와 손소독제 제공, 마스크 착용 권장, 일일 청소 등 주문과 함께 성경이나 찬송가 공유 제한, 결혼식이나 장례식 인원 제한 등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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