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던 롯데 마운드에 오현택이 나타난거야

입력 2020.05.23 12:43

오현택, 올 시즌 ERA '0'
22일 키움전에서 무사 만루에 나와
위기 돌파하며 팀 승리에 보탬
2018 홀드왕 면모를 올해도 보여주나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키움의 프로야구 시즌 1차전. 롯데가 8-5로 앞선 7회초 구원 투수 진명호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4연패 중이던 롯데는 반드시 리드를 지켜야 했지만, 진명호는 제구력이 흔들리며 무려 네 개의 볼넷을 연속으로 헌납했다.

오현택이 역투하는 모습. /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오현택이 역투하는 모습. /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순식간에 8-6으로 쫓기며 무사 만루 상황이 됐다. 이때 오현택이 구원으로 등판했다. 오현택은 이지영에게 2루 땅볼을 유도했다. 1점은 더 줬지만 깔끔한 병살 플레이였다. 오현택은 이어진 위기에서 대타 김하성을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8회말 한 점을 더 보태 9대7로 승리하며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 오현택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올 시즌 오현택은 롯데 승리의 수호신이다. 5일 KT와 개막전에서 구원으로 나와 1과3분의1 이닝 동안 무실점했고, 팀이 역전승을 거두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7일 KT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으로 또 승리 투수가 됐다. 한때는 다승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오현택은 이후 4차례 더 등판해 무자책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22일 키움전에서 시즌 첫 홀드를 따냈다. 올해 평균자책점 0의 맹활약이다.

오현택은 2008년 두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3·2014시즌엔 구원 투수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다 두 차례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으며 존재감을 잃었고, 2017년 2차 드래프트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이 오현택의 이름을 팬들에게 확실히 알린 해가 됐다. 당시 그는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72경기에 등판해 25홀드로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평균자책점은 3.76. 그는 야구장 밖에서도 멋졌다.

2018년 뺑소니 피의자 검거에 큰 공로를 세우고 표창장을 받은 오현택. / 부산해운대경찰서
2018년 뺑소니 피의자 검거에 큰 공로를 세우고 표창장을 받은 오현택. / 부산해운대경찰서

오현택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우연히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고 달아난 차량을 발견했다. 즉시 112에 신고한 그는 약 5km를 추격해 도주하던 차량 앞을 추월하는 방법으로 차량을 멈추게 한 뒤 피의자를 출동한 경찰관에게 인계했다. 이 공로로 부산해운대경찰서에서 표창장을 받았다. 연말 ‘클린베이스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팬들은 ‘클린택’ ‘검거왕’이란 별명을 붙여주었다.

하지만 2018시즌 너무 무리를 했는지 작년엔 초반부터 극도로 부진하며 5월 2군으로 내려갔다. 2019시즌은 15경기 출전에 그치며 팀에 기여를 하지 못했다. 롯데도 최하위로 떨어지며 우울한 시간이 됐다.

올해는 달랐다. 새로 부임한 조웅천 불펜코치가 오현택에겐 큰 지원군이 됐다. 현역 시절 리그를 대표한 사이드암 투수였던 조 코치는 오현택에게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연마하게 했다. 체중도 5kg를 감량하며 몸이 더 가벼워졌다. 착실히 올해를 준비한 효과는 개막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

롯데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4.17로 10개 구단 중 LG(3.54)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그 중심에 35세 베테랑 오현택이 있다. 22일 흔들리던 진명호 다음에 나와 불을 끈 장면이 압권이었다.

롯데는 23일 오후 5시 키움과 시즌 2차전을 벌인다. 오현택은 변함없이 불펜에서 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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