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난소득, 신청률 1위가 여기라는데

입력 2020.05.23 13:59

화성시, 31개 시·군 중 신청률 1위
온라인 신청 비중도 72.6%로 단연 선두
넉넉한 재정 자체예산 20만원씩 지급
4월초에 이웃 자치단체 눈총 받으며
지역화폐 ‘10만원 플러스 충전’ 이벤트
선불카드 보급 늘리고 홍보효과 톡톡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를 맞아 경기도가 앞장서 깃발을 든 전체 주민 ‘재난기본소득’이 100% 지급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는 1326만 도민을 대상으로 10만원씩 지급하는 재난소득을 우선 4월 9~30일 우선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았다. 또 4월 20일부터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농협 지점에서 현장 신청도 받고 있다.

경기도의 재난소득은 21일 0시 현재 전체 대상의 94%가 신청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신청 방식은 온라인이 56.7%, 오프라인(현장 신청)이 43.3%를 차지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18개 시·군은 경기도와 공동으로 온라인·오프라인 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례가 없는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한 신청·지급 정책으로 각 시·군의 행정력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시·군은 준비가 부족해 뒤늦게 신청을 받거나 혼선을 빚어 주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지급 방식도 지역화폐 선불카드, 신용카드, 정액 선불카드, 현금 등 달랐다. 농촌 지역에서는 사용처 제한을 둘러싼 논란도 빚어졌다.

21일 0시 현재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률이 가장 높은 곳은 화성시로 96.7%에 이른다. 가장 낮은 연천군의 87.9%와 비교하면 약 9%P 차이가 난다. 화성시는 지급대상이 82만명으로 수원·용인·고양·성남·부천에 이어 6번째이고, 면적도 서울의 약 1.5배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실적이다. 꼴찌인 연천군의 인구는 약 4만3000명에 불과하다.

경기도 시군 가운데 재정자립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화성시의 청사./화성시청
경기도 시군 가운데 재정자립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화성시의 청사./화성시청


화성시는 특히 온라인 신청 비율이 72.6%나 차지해 역시 전체 시·군 가운데 단연 선두였다. 18개 시·군이 경기도와 공동 신청을 받았지만 동두천은 온라인 신청이 44.2%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독자 지급에 나선 13개 시·군을 포함하면 포천은 31.8% 밖에 안됐다. 온라인 신청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 인구가 많거나 현장 신청과 지급에 치중한 시·군이 비중이 낮은 거으로 분석됐다.

경기도는 당초 전체 도민 대상 지급을 설계하면서 온라인 신청이 많이 흡수할수록 유리하다고 봤다. 온라인 신청이 저조하면 오프라인으로 몰려 읍·면·동 복지센터 등의 행정력이 집중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공동 지급에 참여하지 않은 군포, 파주, 포천 등 일부 시·군은 아예 공무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하거나 아파트 단지 등에 출장을 나가 재난소득을 지급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쓰기도 했다.

화성시는 특히 주민 82만명에게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10만원에 별도로 자체 재난소득 20만원을 지급했다. 인구가 경기도 시·군 가운데 6위이지만 올해 당초예산 기준 재정자립도 1위(66.3%)를 자랑하는 비교적 넉넉한 재정 덕분이다. 수원(45.9%), 고양(33.8%), 용인(50.2%), 성남(60.5%) 부천(30.9%) 등 인구가 더 많은 대도시에 비해 월등하다.

화성시 관계자는 “동탄 신도시 등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층 인구가 많은데다, 금액이 크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기 때문에 신청률이나 온라인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도 재난소득 지급을 앞두고 4월 1일부터 실시한 지역화폐 경품 이벤트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화폐 선불카드가 많이 알려지고 보급됐기 때문이다.

화성시는 코로나로 위축된 소비심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13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 경품 이벤트를 벌였다. 기존에는 지역화폐를 충전하면 구매금액의 10%를 인센티브로 얹어줬다. 그러나 1인 1회에 한해 20만원 이상을 충전하면 10만원의 경품을 추가로 지급했다. 20만원을 충전하면 인센티브 2만원, 경품 10만원을 더해 32만원(구매금액의 160%)이 충전되는 엄청난 혜택을 줬다.

화성시의 지역화폐 '행복화성 지역화폐' 카드,/화성시
화성시의 지역화폐 '행복화성 지역화폐' 카드,/화성시

이 때문에 불과 21일만에 13만명이 참여해 130억원이 모두 집행됐다. 또 작년 화성시 지역화폐 일반발행액 175억원의 2.3배에 이르는 415억원이 발행됐다. 기존 지역화폐 회원 6만명에 7만명을 더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서철모 시장은 “경품 이벤트가 위축된 소비심리를 깨우고, 시민과 소상공인이 상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파격 이벤트는 이웃 자치단체로부터 “돈 자랑을 하느냐”는 질시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화성시는 선불카드 보급이 늘고 홍보도 된 덕분에 재난기본소득 신청과 지급이 수월해졌다. 또 지역화폐 발행액 415억원이 지역의 소상공인에게 풀리는 효과도 거뒀다는 분석이다. 경기도가 무리라는 지적을 받을 만큼 재난기본소득을 밀어부쳐 일선 시·군의 혼란이 적지 않았지만 화성시로서는 자존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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