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발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서 항체 형성"

입력 2020.05.23 08:02 | 수정 2020.05.23 11:32

108명 대상 임상시험서 중화항체 형성
고열 등 일부 부작용은 2일내 사라져
고령자 포함 500명 대상 추가 시험 계획

코로나 바이러스(노란색)의 전자현미경 사진. 표면에 돌기(녹색)처럼 보이는 것이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중국 칸시노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를 다른 바이러스에 끼워넣어 백신을 만들었다./NIAID
코로나 바이러스(노란색)의 전자현미경 사진. 표면에 돌기(녹색)처럼 보이는 것이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중국 칸시노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를 다른 바이러스에 끼워넣어 백신을 만들었다./NIAID

중국이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사람의 몸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항체를 형성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바이오업체 칸시노 바이오로직스는 22일(현지 시각)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랜싯’에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인 Ad5-nCoV를 100여명에게 시험해 기대한 면역반응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칸시노 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기를 만드는 유전자를 인체에 해가 없는 다른 바이러스에 끼워 넣은 유전자 재조합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할 백신 110종이 개발 중이고, 여덟 업체가 인체 대상 임상 시험 단계에 진입했다. 이 중 네 개가 중국 업체다. 칸시노 외 나머지 세 업체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활성화시켜 인체에 주입하는 전통적인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칸시노 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감염력을 없앤 아데노 바이러스의 유전자에 끼워 넣어 백신을 만들었다. 아데노 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킨다. 백신을 주입하면 인체가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과 같은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나중에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를 만나면 바로 공격을 할 수 있다.

◇코로나 감염 막는 중화항체 형성

칸시노 연구진은 지난 3월부터 18~60세 건강한 사람 108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했다. 이들은 각각 저용량, 중간용량, 고용량의 백신을 접종받았다. 연구진은 백신 접종 28일 뒤 절반에서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특히 고용량 백신을 투여한 사람들은 4분의 3이 중화(中和)항체가 형성됐다. 중화황체는 바이러스에 결합해 무력화하는 항체로, 감염 전파를 막는 방패와 같다. 단순히 항체가 형성됐다는 것은 바이러스 감염병을 앓았다가 나았다는 의미이고, 중화항체가 있어야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 저용량과 중간용량 투여자는 절반 정도가 중화항체가 나타났다. 코로나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 것이다.

연구진은 임상시험에서 일부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사 맞은 부위의 통증부터 가벼운 열, 피로감, 두통, 근육통 등이었다. 부작용이 심한 경우도 있었다. 저용량과 중간용량 각 2명과 고용량 접종자 5명 등 9명은 섭씨 38.5도 이상 고열을 보이기도 했다. 고용량 투여자 한 명은 고열과 함께 피로감, 호흡 곤란, 근육통도 나타났다. 하지만 부작용은 48시간 이내 사라졌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 랜싯 논문./Lancet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 랜싯 논문./Lancet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베이징 생명공학연구소의 웨이 첸 박사는 “이번 결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 백신 개발은 전례가 없는 일이므로 면역반응을 유발했다고 해서 반드시 백신이 코로나로부터 사람을 보호할 것이라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60세 이상 고령자도 포함했다. 1상이 안전성과 일부 효능을 봤다면 2상에선 본격적으로 효능을 시험한다. 2상 시험에서는 저용량과 중간용량 백신과 함께 가짜 약을 환자가 모른 상태에서 투여한다. 연구진은 부작용도 6개월 이상 관찰할 계획이다.

◇미국, 유럽에서도 백신 성과 잇따라

최근 코로나 백신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 모더나 세러퓨틱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RNA로 만든 유전자 백신 mRNA-1273이 45명 대상 임상 1상 시험에서 코로나에서 회복한 환자 수준의 항체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영국 옥스퍼드대도 코로나 백신 ChAdOx1-nCov19를 1만명 이상에게 접종하는 확대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고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옥스퍼드대는 스웨덴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중국 칸시노와 마찬가지로 아데노 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자 재조합 백신을 개발해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오는 9월까지 100만명 접종분의 백신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계 조셉 김 대표가 이끄는 미국 이노비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기 유전자로 D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지난 3월부터 인체 대상 임상 1상 시험에 들어갔다.

조셉 김 대표는 21일 조선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노비오 미국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 백신의 인체 대상 임상 1상 결과가 6월 말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에서도 당국의 허가가 나오면 6월 초 임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름 미국에서 임상 2~3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노비오는 20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쥐와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바이러스 DNA 백신(INO-4800) 동물실험에서 강한 항체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 의대의 댄 바로우치 교수 연구진은 21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코로나 DNA 백신을 접종한 붉은털 원숭이가 나중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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