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의견 분출말라" 함구령 내린 이해찬

조선일보
입력 2020.05.23 03:25

[커지는 윤미향 의혹]
- 與지도부 '윤미향 구하기' 총출동
李, 입단속 나서자 최고위원들도
"정의연 회계 대부분 소명될 것" "한일 극우들 손잡고 역사 왜곡"

김영춘은 "당이 진위 가리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2일 일제히 '윤미향 지키기'에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그동안 윤 당선자를 둘러싼 의혹이 쏟아지는데도 "외부 회계 감사 결과 등을 지켜보자"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랬던 민주당 지도부가 이날 "문제 될 게 없다"며 윤 당선자를 적극 옹호하고 나온 것이다.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이해찬 대표는 "의원들의 개별 의견이 분출하지 않도록 하라"며 함구령까지 내렸고, 일부 최고위원은 검찰의 압수 수색을 문제 삼고 나왔다. 검찰이 윤 당선자가 이끈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무실과 마포구 쉼터 등을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자 방어에 나섰다는 말이 나왔다.

22일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앞에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이 세워져 있다.
22일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앞에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정의연의 회계 문제가 제기돼 내가 여러 가지를 들여다봤는데 대부분에 대해 소명이 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회계 처리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고의적으로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이어 정의연이 과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에게 1억원을 계좌 이체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윤 당선자가 엄청난 죄인이 아닐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당 회의에서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사실 관계 확인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틈을 타 역사 왜곡을 시도하는 반(反)민족적·반역사적 행태가 보이고 있다"며 "일본군 성노예제와 관련된 허위·조작 정보가 판을 치는 상황에 당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한 공격도 쏟아졌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전날 검찰의 마포 쉼터 압수 수색과 관련해 "길원옥 할머님이 계시는 마포 쉼터만큼은 자료를 임의 제출하기로 검찰과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도 쉼터에 영장을 집행하러 온 검찰의 행위는 정말 유감"이라고 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검찰의 정의연 압수 수색을 "검찰과 야당의 공세"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의연과 윤 당선자에게 의혹이 있다고 해서 위안부 인권 운동과 일본의 역사 왜곡 행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려는 극우 세력들의 준동은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윤 당선자 문제에 침묵해온 이해찬 대표는 이날 비공개 당 회의에서 "개별적으로 의견을 분출하지 마라. 나도 말을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당이 자꾸 이런 문제와 관련해 하나하나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중심을 잡고 지켜보고 사실 관계를 다 확인해서 당의 의견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형석 최고위원과 허윤정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이 발언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당내에선 "의원들 다 들으라고 한 얘기 같다"는 말이 나왔다.

이 대표가 의원들 '입단속'에 나선 것은 전날 김영춘 의원이 "윤 당선자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란 말이 나온다. 김 의원은 "윤 당선자가 정말 억울하다고 생각한다면 민주당이 즉시 진상 조사단을 꾸려서 의혹의 진위와 책임의 크기를 가려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도 했었다. 이 때문에 "당대표가 의원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서 "당이 주도적으로 진위를 가리고 책임의 경중을 판단해달라"고 당 차원의 조사를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윤미향 지키기'에 적극 나선 것은 이해찬 대표가 일부 최고위원으로부터 '윤 당선자와 정의연에 중대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설훈 최고위원은 제기된 의혹을 윤 당선자 입장에서 반박하는 내용의 15쪽 분량 문건을 이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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