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강력 비판... 95세 윤정옥 명예교수의 기억은 또렷했다

입력 2020.05.23 03:00 | 수정 2020.05.23 10:22

[커지는 윤미향 의혹]
주민센터 정확히 찾아가
"정치와는 거리 두자는게 정대협 초기 멤버들 정신"

윤정옥 이화여대 명예교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의 공동 창립자인 윤정옥(95·사진)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22일 "정대협 활동 이력으로 정치에 나서는 건 할머니들에게 미안한 일 아니냐"며 "정치와는 거리를 두자는 것이 초기 멤버들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윤 명예교수는 이틀 전 자신을 포함한 정의연 원로 12명 명의로 윤미향 전 대표를 두둔하는 입장문이 발표된 것과 관련해 "동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그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와 만난 윤 명예교수는 정의연이 지난 20일 수요집회에서 발표했던 '초기 정대협 선배들의 입장문'의 전문(全文)을 보여주자 "처음 보는 내용이다. 여기에 동의한 적 없다"고 말했다. 윤 명예교수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위해 서울 강서구 자신의 거처에서 동주민센터로 향하는 길이었다. 휠체어를 탄 채 기자와 이동하면서 그는 5분 거리인 주민센터 위치를 정확하게 안내했다. 주민센터에 도착해서는 본인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를 직접 직원에게 불러줬다.

윤 명예교수는 윤미향 전 대표에 대해 "내가 이효재 선생하고 1990년 정대협 시작할 때 따라다녔지"라고 기억하면서 "정대협 대표로 일했다고 국회에 가는 게 초기 정대협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건 윤미향이가 더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정의연 인사의 정치 참여에 대해 "할머니들을 두 번 이용하는 일"이라고 했다.

윤 명예교수는 또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에 대해 "돈을 자꾸 모으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모금을 왜 한답니까? 옛날엔 주머니 털어서 활동했다"고 했다.

그러나 '정대협 원로 입장문' 발표를 주도했던 인사들은 "분명히 윤 명예교수의 동의를 받았다"며 전날 본지 보도를 반박했다. 한 인사는 이날도 "윤 교수님께 전화를 드려 (A4용지 두 장 분량의) 입장문을 한 줄 한 줄 다 읽어 드렸다. 관련된 기록도 있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가 만들고 대표를 지냈던 한국·베트남 시민연대는 "윤 교수가 고령이라 단기 기억상실 증세가 있어 방금 한 이야기를 기억 못 한다"고 했다. 본지가 이 말을 전하자 윤 명예교수는 잠시 먼 산을 바라보고는 붉어진 눈시울로 "그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런거지 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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