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식, 노무현 정신의 승리 확인하는 자리"

입력 2020.05.23 03:00

오늘 김해 봉하마을서 11주기 행사
이해찬 등 범여권 인사들 총집결 "노 前대통령의 꿈 민주당이 실현"
일각 "검찰개혁이 盧정신 잇는 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등 여권 인사들이 일제히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그가 꿈꿨던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추구했던 정치적 가치에 대한 칭송도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참모와 지지자들에게 국회 다수 의석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11년 만인 올해 총선에서 압승해 중앙·지방 정부에 이어 의회 권력까지 장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추도식은 여권이 '노무현 정신'의 승리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회의장 벽에는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이 꿈꾼 세상을 많은 사람이 품고 살아가고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국민 통합을 바랐다. 평생을 분열과 대립의 정치에 맞서 싸웠다. 노 전 대통령의 꿈을 민주당이 실현하겠다"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이 말했던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계승·발전해야 한다는 열망이 시간이 갈수록 강해진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최고 가치도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회고와 그가 재임 중 추진했던 정책에 대한 평가도 쏟아졌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아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광재 당선자는 라디오에 나와 '창조적 파괴론'을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동북아 균형자론을 내서 온갖 뭇매를 맞았는데 상황을 보면 미·중·일·러 사이에서 살길을 찾아야 되는 건 틀림없다"고 했다. 전재수 의원은 "노무현은 낮은 사람이셨고, 겸손한 권력을 행사하셨던 분"이라고 했다. 양향자 당선자는 "학벌·지역·출신이라는 유리 천장에 치이고, 부딪혀온 그의 삶에서 어쩌면 저를 찾아봤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범여권은 23일 오전 11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묘역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총집결한다. 예년과 달리 코로나를 감안해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 유족과 각계 주요 인사 등 100여 명만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에선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전 총리 등이 참석한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물론 노 전 대통령 재임 중 대립했던 미래통합당의 주호영 원내대표도 참석한다.

여권 인사들 사이에선 "올해 추도식은 노무현 정신의 승리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2008년 6월 경남 양산에서 열린 노사모 정기총회에서 "대통령을 해보니 막상 (국회에서) 법안으로 결론이 나 올라오는 것은 제 의지와 다른 방향으로 굽어져 간 일이 수없이 있었다"면서 "대통령보다 훨씬 더 큰 권력을 국회가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이 말을 했을 당시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통합당 전신)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등 범보수 진영이 180석 이상을 했을 때였다. 현 여권으로선 그로부터 12년 만에 의석 구도가 정반대로 역전한 상황에서 이번 추도식을 맞게 된 것이다.

추도식에는 노무현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한명숙 전 총리도 참석한다. 민주당에선 최근 한 전 총리가 검찰의 수사권 남용으로 억울한 옥고를 치렀다며 재조사를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무현 정신'을 빌려 '검찰 개혁'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말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국회의장은 전날 퇴임 간담회에서 "노 전 대통령이 출근 첫날부터 검찰 개혁을 얘기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그것으로 인해 돌아가셨다"며 "그 자책감이 있다"고 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검찰 개혁을 필두로 권력기관 개혁을 더 힘차게 추진하는 것이 노무현 정신을 잇는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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