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격리, 그리고 또 검사… 중국 양회 '방역 결벽증'

조선일보
입력 2020.05.23 03:00

인민대표 숙소 곳곳엔 가림막

취재진 규모 3000명→50명 축소
인터뷰도 대부분 화상으로 진행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둘째날인 22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이 사상 최고 수준의 방역 태세 속에 열렸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대폭 줄어든 참가 인원이다. 예년 양회에는 31개 성·시·자치구 공무원과 기업인, 3000여 명의 국내외 취재진 등 1만여 명이 집결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양회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인민대표와 정협위원 등 5000여 명을 제외하고는 취재나 참관이 제한됐다.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막한 21일,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방역 요원이 전인대를 취재하고 있는 외신 기자를 검사하고 있다.
코로나 검사받는 외신기자 -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막한 21일,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방역 요원이 전인대를 취재하고 있는 외신 기자를 검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개막식이 열리는 인민대회당의 경비는 삼엄했다. 세 차례 신분 확인 절차 외에도 코로나 검사와 체온 측정 조치가 추가됐다.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했다. 인민대회당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뿐이었다. 양회에 참가하는 대표와 위원들의 숙소에도 코로나 방역 대책이 수립됐다. 인민대표들의 숙소 중 하나인 유이(友誼)빈관은 중국식 원형 테이블 자리마다 투명 가림막을 쳐 놓았다.

양회 취재진 규모는 예년의 5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외신 기자 20명, 중국·홍콩·마카오 기자 30여 명이 코로나 검사와 9시간 격리를 거쳐 미디어센터에 투입됐다. 기자들은 센터 벽면에 설치된 3대의 대형 모니터로 회의장 중계 방송을 시청했고, 화상회의 방식으로 주요 인사들을 인터뷰했다.

올해는 즉석 스탠딩 취재가 가능했던 '부장(장관) 통로'는 폐지됐다. 이 통로는 각 부장이 전인대 참석을 위해 이동할 때 기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던 곳이라 그간 '언론 해방구'로 불리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취재진 축소에 대해 "중국의 미흡한 코로나 대응을 따져 묻는 매체들의 질문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리커창 총리의 정부 업무 보고는 1만556자로 작년(2만225자)의 절반으로 줄었다. 중국 관영 CCTV는 "올해 업무 보고가 개혁개방 이후 가장 짧았다"고 했다. 신징바오는 관계자를 인용해 "(코로나 방역 상황 속에서) 최대한 실무적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코로나 이후 불확실성 속에서 말을 아낀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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