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트럼프에 물렸다… 바이든의 아픈 손가락, 둘째아들

조선일보
입력 2020.05.23 03:00

기업 로비스트인 차남 헌터
바이든 부통령 때 中은행 투자받고 우크라이나 기업 수사 막은 의혹
형수와 불륜 등 사생활 논란도

美공화, 관련 업체 소환 승인하고 우크라이나도 수사 나서 '압박'

"헌터 어디 있나(Where is Hunter)?"

2016년 미 대선 때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진영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겨냥한 "그녀를 가둬라(Lock her up)!"란 짧은 주문(呪文)으로 재미를 봤다. 2020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헌터 어디 갔니?"를 꺼내 들기 시작했다. '헌터'는 올해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50)이다. 트럼프 측은 클린턴처럼 바이든을 '부패한 기득권 적폐 세력'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 핵심 소재가 헌터라고 보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바이든이 2010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대학 농구 시합을 관람하며 웃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바이든이 2010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대학 농구 시합을 관람하며 웃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 '헌터 끌어내기' 특명이 미국 안팎에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야당 반대 속에 지난 20일(현지 시각) 헌터가 재직했던 로비 업체 블루스타스에 대한 소환장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블루스타스는 헌터가 이사를 지낸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업체 부리스마의 워싱턴 로비를 대행했던 회사다.

이날 약속이나 한 듯 우크라이나에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부자(父子)가 연루된 자국의 전직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의 반역 사건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가 미국의 야당 후보를 거명하며 수사를 지시한 건 트럼프의 압박이 통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미 언론들의 해석이다.

헌터의 '우크라이나 의혹' 팩트(사실)는 이렇다. 천연가스에 대해 무지한 헌터는 2014년 부리스마 이사로 초빙돼 5년간 월 5만달러(약 6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았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을 계기로 아버지 바이든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책을 지휘하던 때였다. 이후 우크라이나 검찰이 부리스마의 회계 부정을 수사했는데, 바이든 부통령이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해임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진영은 "아들이 관련된 외국 기업에 대한 수사를 바이든이 막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절반만 맞는다. 그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친(親)러시아 인사로 미 국무부와 EU, IMF까지 해임을 요구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측은 "민감한 시기에 아들이 우크라이나 기업에 취업한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불법은 없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보다 더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는 헌터의 '중국 커넥션'이다. 헌터는 2013년 바이든 부통령이 무역 협상차 방중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때 부통령 전용기를 타고 따라갔다. 열흘 뒤 헌터가 몸담은 사모펀드가 국영 중국은행을 통해 15억달러(1조8000억원)란 거액을 투자받아 한창 뜨는 중국 기술 기업 10여곳에 투자했다. 이는 당시 오바마 정부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중국 친화적 정책을 펼친 건 아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에도 바이든 부자 수사를 종용하고 있다. 트럼프 측은 바이든이 중국에 약점 잡혔다는 의미로 '베이징 바이든' '조진핑'이란 말까지 만들어 미국 내 반중(反中)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

헌터는 조지타운대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국내외 기업 로비스트로 활동했다. 직업 선택부터 거물 정치인인 아버지의 후광을 노렸다는 말이 많았고, 실제 헌터가 대형 카드사, 헤지펀드사 임원 등을 거칠 때마다 정가에선 이해 충돌·특혜 논란이 일곤 했다.

헌터의 사생활도 입방아에 오른다. 그는 2013년 중국 투자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돌연 해군 예비역에 들어갔다가 이듬해 마약 복용이 발각돼 쫓겨났다. 2015년 형인 보 바이든 전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이 암으로 사망한 직후, 헌터는 아내가 있는데도 형수와 2년간 동거하는 '막장 로맨스'로 충격을 안겼다.

헌터는 형수와의 불륜 와중에도 또 다른 여성과 관계를 맺어 아이까지 낳게 했다. 이후 소송에서 친딸로 밝혀진 뒤에야 양육비 지급 명령을 받아들였다. 지난해엔 만난 지 6일 된 여성과 결혼했다. 헌터는 자신을 향한 논란이 커지자 현재 LA 자택에서 두문불출 중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헌터를 필사적으로 감싸고 있다. 트럼프에게 "나랑 한판 붙든지, IQ 검사라도 해보자. 내 아들 건드리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바이든이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딸을 잃을 때 헌터는 뇌를 크게 다쳤다고 한다. 정치 후계자로 여긴 장남까지 죽은 뒤 남은 유일한 아들이 헌터다. 바이든에겐 현 아내 질 바이든과 사이에서 낳은 딸이 하나 있지만 헌터에 대한 애틋함은 비할 데가 없다고 한다. 그런 아들이 아버지의 대선 가도에 최대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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