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같은 5월 날씨… 주연은 베링해·내몽골, 조연은 코로나

조선일보
입력 2020.05.23 03:00

[선선하고 맑은 요즘 날씨, 원인 분석해보니]
①북극 인근 베링海 저기압 발달… 겨울처럼 시베리아 찬공기 내려와
②몽골 강수량 늘며 황사 덜 생겨… 전국 잦은 비로 대기 세정 효과도
③코로나로 공장 가동·교통량 감소… 국내외 대기오염물질도 줄어들어

기상청 "27일 이후 기온 오를 듯"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소만(小滿)'이 지난 20일 지났지만 여전히 낮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아 선선한 편이다. 미세 먼지도 크게 줄면서 5월 중순에 청명한 가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5월 전국의 초미세 먼지(PM2.5) 평균 농도는 15㎍/㎥으로 작년 동기(25㎍/㎥)대비 10㎍/㎥ 낮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10㎍/㎥)에 가까운 수치다.

러시아와 알래스카 사이 차가운 베링해에서 시작되는 저기압으로 밀려 내려온 찬 공기와 변덕스러운 기단(공기 덩어리)의 움직임, 내몽골의 황사 발생 감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중국과 우리나라의 오염물질 배출 감소 등 세 가지를 전문가들은 원인으로 꼽는다. 기상청은 이런 선선한 날씨가 다음 주 초까지 계속되다가 27일 이후 점차 전국의 낮 기온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베링해 저기압 영향으로 남하한 찬 공기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기상 현상은 시베리아 부근에서 한반도 방향으로 대기 상층권에서 찬 공기가 밀려 내려온 것이다. 이 때문에 5월 초까지만 해도 낮 최고기온이 전국적으로 28도를 웃돌았지만, 중순이 되면서 오히려 낮 기온이 낮아졌다. 22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16~25도를 기록해 평년(1981∼2010년) 이맘때보다 1~5도 낮았다.

이처럼 한기가 밀려 내려온 것은 북극과 가까운 베링해 인근에서 저기압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저기압은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공기와 만날 때 발생하는데, 이달 들어 러시아 극동 지방의 기온은 내려가고 알래스카부터 캐나다 서부 지역까지 기온은 오르면서 온대저기압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저기압이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한반도 북쪽에 강하게 위치해 북쪽의 찬 공기가 한반도 쪽으로 내려오게 만들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이런 기압계가 겨울철에 발달하면 매우 추웠겠지만, 지금은 낮 동안 햇볕이 강하기 때문에 바람이 선선하면서도 햇살이 좋은 날씨로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변덕스럽고 불안정한 기단

저기압이 변덕스럽고 불안정한 기단을 만든 것도 '5월의 가을 하늘'을 볼 수 있게 된 원인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우리나라를 둘러싼 기단이 안정적일 때 국외 유입 오염물질과 국내 발생 오염물질이 한데 섞여 움직이지 않으면서 미세 먼지 농도가 오르는 것인데, 이번 달은 기단이 굉장히 불안정하다"며 "수십년 기상 예보를 해왔지만 올해 5월처럼 변덕스러웠던 5월도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저기압으로 인해 비도 잦았다. 윤 통보관은 "비가 오기 전에는 햇볕에 의해 기온이 다소 올랐다가 한 차례 비가 오고, 이후 찬 공기의 영향으로 선선해지는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몽골 강수량 증가로 황사 발원 감소

여기에 봄철 미세 먼지 농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황사도 작년에 비해 적게 발생했다. 기상청 관측에 따르면 우리나라까지 오는 황사의 주 발원인 중국 내몽골과 몽골 남부 지역에 최근 3개월간 많은 비가 내렸다. 황사는 사막이 건조해지면서 바람에 작은 먼지와 모래가 실려 움직이는 현상으로 강수량이 많으면 적게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5월 중순 들어 주기적으로 전국에 100㎜ 이상 많은 비가 내리면서 대기 세정 효과가 나타났다.

코로나 여파로 중국 공장 셧다운 영향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사업장 가동이 줄어들고 교통량이 줄어든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김영우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일각에서는 5월 들어 중국이 사업장을 재가동하면서 미세 먼지 농도가 올라갈 것을 우려했지만, 아직 완벽히 정상 궤도에는 오르지 못한 상황"이라며 "중국 등 국외에서 들어오는 오염물질뿐 아니라 국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양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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