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을 말한다] 이광환 야구 이야기

조선일보
  • 정범준 논픽션 작가·사회인야구선수
입력 2020.05.23 03:00

정범준 논픽션 작가·사회인야구선수
정범준 논픽션 작가·사회인야구선수
남들이 뭐라 해도 나는 꽤 잘나가는 작가다. 고종 후손들의 삶을 쓴 '제국의 후예들', 소설가 이병주 평전 '작가의 탄생', 야구선수 최동원에 대해 쓴 '거인의 추억' 등 논픽션·평전을 계속 써왔다. 도서관에 소장된, 지금까지 쓴 책만으로도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내 역할은 어느 정도 다했다고 생각한다.

고집쟁이 반골인이긴 하지만 이광환 전 서울대 야구부 감독은 알면 알수록 존경스러운 분이다. 프로와 아마추어, 유소년과 여성 야구인에 이르기까지 그를 아는 이들은 한결같이 야구에 대한 그의 사랑과 헌신에 고개를 숙인다. '서울대 야구부의 페스탈로치', '한국 야구의 교육자'라는 별칭 그대로다. '서울대 야구부 감독'은 그가 가장 보람을 느낀 직함임을 덧붙여 둔다.

한국 프로야구에 미국 선진 야구 시스템을 도입한 점만으로도 그의 이름은 한국 야구의 개혁가로서 빛날 테지만 무엇보다 그는 '야구의 책임'을 일생의 사명으로 여기고 온몸을 바쳤다. 나에게 가장 깊은 울림을 주었던 부분이며 이것은 출간 직전까지 '야구의 책임'을 책의 제목으로 고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을 계기로 '이광환=책임 야구'라는 인식이 정착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듯하다. 내가 아는 그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야구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이광환 야구 이야기'(기파랑)는 꽤 잘나가면서 자존감은 하늘을 찌르는 작가와, 고집쟁이 반골 야구인이 인간의 지혜로는 설명하지 못할 억겁의 인연으로 만나 탄생한 책이다. 이 코너명이 '내 책을 말한다'이긴 하지만 나는 내 책에 대해 이 이상은 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렇게 말하려고 한다. "더도 덜도 없이 내 책이 말할 것이다. 잘났든 못났든 '나'라는 작가와 '이광환'이라는 야구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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