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일국양제 거부"

입력 2020.05.21 03:00

취임 연설서 시진핑 제안 거절 "비대칭 전력 개발 속도내겠다"
폼페이오가 취임축하 성명 내자 中 "내정간섭… 조치 취할 것"

차이잉원 대만 총통

차이잉원(蔡英文·사진) 대만 총통이 20일 집권 2기 취임 연설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로 대만 해협의 현상을 변경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는 움직일 수 없는 원칙"이라고 했다. 작년 1월 대만 정책과 관련해 "평화통일, 일국양제가 가장 좋은 통일 방식"이라고 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안을 재차 거부한 것이다. 차이 총통은 그러면서 비대칭 전력 강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재선에 성공해 이날 4년간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이날 대만 타이베이호텔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양안(중국·대만) 관계는 변곡점에 있다"고 했다. 그는 "양안 대화를 희망한다"고 했지만 집권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측이 대화의 전제로 요구하는 '92공식(각자 국호를 쓰지만 '하나의 중국'은 인정하기로 한 합의)'은 언급하지 않았다.

차이 총통은 이날 연설에서 국방 개혁을 강조하며 "비대칭 전력 개발을 가속하겠다"며 "동시에 사이버전, 정보전, 무제한 전쟁에 대한 방어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비대칭 전력은 통상 적(敵) 정보를 감시·교란하는 정보전, 컴퓨터를 노리는 사이버 공격, EMP(전자기파) 폭탄 등을 통해 적의 장비를 마비시키는 전자전 전력 등을 뜻한다. 대만 군사 전문가인 치러이는 이날 대만 중앙통신사 인터뷰에서 "전투기·군함보다 가격이 싸면서 중국군이 방어하기 어려운 각종 미사일, 무인기, 방공 무기도 비대칭 전력의 예"라며 "여기에 최근 경제·문화·정보·선전 등의 방면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무제한 전쟁'에 대한 종합적 대책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중국 본토와의 경제 협력을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 일본, 유럽 등과의 무역·투자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의 WHO(세계보건기구) 옵서버(의결권 없는 참여국) 가입 문제 등으로 갈등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차이 총통 연임을 축하하며 "미·대만의 동반자 관계가 계속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 국무장관이 공개 성명으로 대만 총통 취임을 축하한 것은 처음이라고 대만 외교부는 밝혔다. 매슈 포틴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중국어 영상 메시지를 보내 "교류를 확대하자"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 축사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내정 간섭"이라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중국 국방부도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성명을 내고 "극단적 잘못이자 아주 위험한 행동"이라며 "인민해방군(중국군)은 어떤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대만 독립 기도도 분쇄할 의지와 자신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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