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꺼지자 박물관 석탑이 살아났다

입력 2020.05.20 00:21 | 수정 2020.05.20 08:44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 실감영상관 개막
왕의 행렬도, 금강산 절경이 3면 파노라마로
고구려 벽화무덤 속 실제 들어온 듯 생생
압권은 빛으로 수놓은 경천사 십층석탑

박물관 조명이 꺼지자 빛으로 수놓은 경천사 십층석탑이 관람객을 압도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8시에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 작품 '경천사탑, 층마다 담긴 이야기'다.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 조명이 꺼지자 빛으로 수놓은 경천사 십층석탑이 관람객을 압도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8시에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 작품 '경천사탑, 층마다 담긴 이야기'다. /국립중앙박물관

폭 60m, 높이 5m의 초대형 3면 스크린 위로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왕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상상 속 뿔달린 동물이 신선의 세계를 달리는가 하면, 폭포 쏟아지는 금강산 그림을 배경으로 물안개가 하얗게 피어오른다.

19일 오후 7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디지털 실감영상관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우리 문화유산에 디지털 영상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을 입혀 실감콘텐츠로 재현한 것. 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7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준비한 대형 프로젝트다.

19일 열린 디지털 실감영상관에서 관람객들이 3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왕의 행차'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19일 열린 디지털 실감영상관에서 관람객들이 3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왕의 행차'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상설전시관 4곳에서 실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영상관 3관에선 북한에 있는 안악 3호 고분 등 고구려 벽화 무덤을 재현해 실제로 들어온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박물관 2층 기증관 휴게실에 마련된 2관에서는 조선 후기 ‘태평성시도’를 폭 8.5m 크기의 8K 고해상도로 구현했다. 화폭 속 등장인물 2120명을 그대로 옮겨 곡식을 나르고, 나무를 다듬으며 물통을 나르는 다양한 도시 풍경을 움직이는 이미지로 펼쳤다.

상설전시관 1층 고구려실 내에 마련된 '고구려 벽화무덤' 영상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고구려실 내에 마련된 '고구려 벽화무덤' 영상관. /국립중앙박물관

실제로 고구려 벽화 무덤 속으로 들어온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실제로 고구려 벽화 무덤 속으로 들어온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하이라이트는 1층 복도 끝에 놓인 경천사 십층석탑의 변신. 일몰 후 박물관 조명이 꺼지자, 빛으로 수놓은 석탑이 시시각각 색다른 이야기를 펼치며 관람객을 압도했다. 외벽 영상(미디어 파사드)으로 구현한 ‘경천사탑, 층마다 담긴 이야기’다. 손오공의 모험, 석가모니의 삶과 열반 등 석탑에 얽힌 의미를 시각적으로 만난다.

경천사 십층석탑이 시시각각 다른 빛깔로 변신하는 모습. /장련성 기자
경천사 십층석탑이 시시각각 다른 빛깔로 변신하는 모습. /장련성 기자

이날 개막 행사에 참석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디지털 실감 영상은 자라나는 아이들이 우리의 문화유산을 다채롭고 재미있게 즐기도록 하는 또 하나의 문화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앙박물관을 시작으로 국립청주박물관(20일), 국립광주박물관(21일), 국립대구박물관(6월 중)에서 디지털 실감영상관이 순차적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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