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중국이라는 거짓말'

입력 2020.05.19 03:16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세계, 중국을 보는 눈 달라져
그동안 거짓·위선 묵인했지만 이젠 그냥 넘어가진 않는다

장일현 여론독자부 차장
장일현 여론독자부 차장

서구 언론에 '중국의 체르노빌 순간'이란 단어가 등장한 건 지난 2월이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구소련 붕괴의 전조였듯 코로나 사태가 중국 공산당 몰락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실린 기고문은 "중국 권위주의 체제가 적기에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요하는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엉망으로 대처, 시진핑 주석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했다. 국제 유력 인사들은 중국 압박에 나섰다. 지난 4월 15일 어윈 코틀러 전 캐나다 법무장관 등 정치·외교 분야 인사 100여명은 중국을 비판하는 공개편지를 썼다. 코틀러 전 장관은 "코로나가 전 세계로 퍼진 건 중국 책임"이라며 "그들의 행태가 중국 시민과 국제 공동체 모두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했다.

이후 상황은 반전이 거듭됐다. 이탈리아를 필두로 스페인·프랑스·영국 등 유럽과 미국 등 북미에서 환자가 폭증했다. 미국은 확진자 150만명, 사망자 9만명을 돌파했다. 중국은 대대적 물량 공세와 선전전을 펼쳤다. 3월 1일부터 4월 4일까지 전 세계에 마스크 4억장을 뿌렸다. 개인 보호 장비를 제공하고 의료진도 파견했다. 그러자 중국이 최후 승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팬데믹은 인류의 재앙일 뿐 아니라 (세계 판도가) 미국 중심에서 중국 중심으로 바뀌는 지정학적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중국의 바람이나 일부 우려와 달리 중국은 '글로벌 왕따'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 콧대를 꺾어 다신 패권을 넘보지 못하게 하려는 미국 전략 때문만은 아니다. 오랫동안 간과했거나 눈감아줬던 중국의 거짓말과 위선을 더 이상 방치할 순 없다는 국제사회의 깨달음이 더 본질적이다.

중국의 거짓 가면에 대한 경계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다. 작년 3월 브루킹스연구소는 2008~2016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포인트 과장됐다는 보고서를 냈다. 2018년 GDP는 통계보다 12% 적을 것으로 추정했다.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은 2006년 단행본 '중국이라는 거짓말'에서 "(중국) 경제 통계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선거에선 속임수가 사용된다. 전염병은 은폐된다"고 했다.

이런 목소리는 그동안 큰 힘이 되진 못했다. 많은 나라가 중국의 풍부한 저가 노동력·상품의 혜택을 누렸다. 중국에 곧 자유민주주의가 꽃필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그 긍정은 이제 부정으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 발병과 전염, 바이러스 정보를 은폐하고 의료진·비판자를 억압하는 실상이 세계적 분노를 촉발했다.

서구의 대응은 거칠어진다. 미국은 중국 완전 고립 전략에 돌입했다.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미국이 B-1B 전략폭격기를 대만 해협에 출동시키자 "1996년 이후 처음"이라며 미·중 무력 충돌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가치와 인권에선 중국 비판 입장이지만 경제 문제에선 미·중 사이에서 '실리적' 중립이던 유럽이 경제 문제에서도 '안티 중국' 전선에 합류하는 분위기는 상징적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EU 회원국에 중국이 코로나 사태를 악용해 유럽 기업을 헐값에 낚아채지 못하도록 지분 매입을 권고했다. 독일은 EU 회원국 이외 국가가 자국 기업에 투자할 경우 정부가 이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방침을 발표했다. 인도 ANI통신은 "전 세계가 중국을 상대로 '경제적 거리 두기'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세계는 이제 중국이 하는 말, 중국 상품에 의문을 제기한다.

요즘 '코로나 이전과 이후'를 나누는 게 인기다. 중국의 거짓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는 것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엄청난 변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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