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산골서 스스로 자가격리한 간호사, 완치판정 받고도 "혹시 몰라" 또 자가격리

입력 2020.05.18 03:00

대구 의료봉사 중 감염 김성덕씨, 가족들과 거리두며 외로운 싸움
전문가 "완벽한 방역 모범사례"

간호사 김성덕씨

대구에 의료봉사를 다녀온 뒤 자가 격리 기간 중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던 간호사 김성덕(42·사진)씨가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김씨는 고향인 전북 장수군의 한 산골에서 유폐(幽閉) 수준의 자가 격리를 해 코로나 방역 모범 사례로 꼽혔다.

17일 전북도에 따르면 대전 보훈병원에 근무하는 김씨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지난 16일 퇴원했다. 전북대병원 음압 병동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지 43일 만이다. 김씨는 완치 판정을 받고 집으로 갈 수 있었지만,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다시 장수 산골에서 재차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완치 판정을 받으면 통상 1~2주 정도 증상 발현에 대해서만 자가 모니터링을 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서 가장 성실하게 방역 지침을 이행하는 분"이라고 했다.

21년 차 간호사인 김씨는 지난 3월 8일부터 22일까지 대구 동산병원에 의료 지원을 나갔다. 김씨는 앞서 지난 2월 대구에 갈 의료진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주일간 가족을 설득했다. 남편과 큰딸은 "굳이 가야 하느냐"고 말렸다. 김씨는 "지금 아니면 언제 가느냐. 나는 간호사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설득했다. 불안해하는 가족을 위해 대구로 출발하기 전날 고향인 장수군의 빈집에 옷과 전기 매트, 부탄가스 등 생필품을 사다 놓고 떠났다. 이곳은 30여 가구가 사는 마을 중심부에서 1㎞쯤 떨어진 산골이었다.

파견 근무를 마친 김씨는 지난 3월 22일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만일을 위해 미리 준비해 둔 고향 집으로 가 스스로 2주간 격리 생활에 들어갔다. 김씨는 격리 기간 일절 외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일한 접촉자였던 김씨 어머니는 식사를 가져다줄 때만 딸을 만났다. 이때도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 문 앞에 음식을 두고 먼발치에서 안부를 묻고 갔다. 김씨의 아버지는 아예 다른 곳에 기거하며 딸과 아내를 만나지 않았다. 김씨는 전기만 들어오는 곳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며 자가 격리를 했다.

김씨는 지난달 3일부터 콧물과 가래 등 증세로 재검사를 받고 확진돼 전북대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김씨는 당초 지난달 24일 퇴원이 유력했지만, 2차 검사에서 미량의 바이러스가 나와 미뤄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김씨는 의료인답게 완벽하게 자가 격리 규칙을 준수했다"며 "앞으로 1~2주 동안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한 뒤 일상에 복귀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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