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윤미향 부부, 與이규민, 건축업자… 운동권·지역언론 인맥 얽혀

입력 2020.05.18 01:30

[의혹 커지는 위안부 쉼터] 위안부 쉼터 3대 의혹

② 돌연 부지변경 - 마포에 짓겠다던 정대협, 기부금 10억 입금되자 안성으로 바꿔
③ 압류직전 주택 - 시세보다 턱없이 높은 가격에 매입… 업계약서 작성됐을 가능성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전신)는 2012년 기부금이 입금된 이후 위안부 피해 할머니 힐링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입지를 서울 마포구에서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의 한 전원주택으로 돌연 변경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당시 정대협 대표)의 해명에도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해당 전원주택 소개자가 윤 당선인 부부와 친분이 두터웠던 같은 당 이규민(경기 안성) 당선인으로 드러나는 등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①NL계 운동권 출신 與 당선인이 중개

당시 안성신문 대표였던 이 당선인은 지역 건설업자 김모씨가 지은 전원주택을 정대협 측에 소개했다. 김씨는 안성신문 운영위원장으로 이 당선인과는 각별한 관계였다. 김씨는 본지 통화에서 "이 당선인으로부터 '윤미향 정대협 대표가 좋은 일에 쓴다며 사고 싶다고 한다'고 연락이 와서 팔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김씨가 이전부터 이 당선인의 '후견인' 역할을 해 왔다"는 말도 나온다.

정대협이 2012년 8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0억원의 지정기부금을 받아 2013년 9월 7억5000만원을 주고 매입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전경.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사용할 목적이었지만, 실제로는 정대협 관계자들이 술판을 벌이는 등 펜션처럼 사용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대협이 2012년 8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0억원의 지정기부금을 받아 2013년 9월 7억5000만원을 주고 매입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전경.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사용할 목적이었지만, 실제로는 정대협 관계자들이 술판을 벌이는 등 펜션처럼 사용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고운호 기자
이처럼 중개자 역할을 했던 이 당선인은 윤 당선인 부부와 각종 인연으로 얽혀 있다. 윤 당선인 남편인 김삼석씨와는 같은 NL(민족해방) 계열 운동권 출신이다. 이 당선인은 1991년 이적 단체인 '반미구국전선'을 조직한 혐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가 이후 특별 복권됐다. 김씨도 1994년 '남매 간첩단 사건'으로 간첩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가, 2017년 대법원 재심에서 간첩 혐의는 벗었다. 김씨가 현재 수원시민신문 대표이고, 이 당선인이 2015년까지 안성신문 대표로 활동했던 것도 공통점이다. 두 사람은 2010년 경기지역언론사협회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이 당선인은 윤미향 당선인과도 가까운 사이였다. 윤 당선인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후보로 나선 이 당선인에 대해 "이 남자의 신실함을 잘 알고 있다"고 응원했고 올해 21대 총선에서도 이 당선인을 공개 지지했다. 정의연은 17일 설명 자료에서 "안성은 최종 예정지 3곳 중 한 곳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②왜 할머니들이 못 갈 곳으로 바꿨나

2012년 8월 현대중공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위안부 쉼터 건립에 10억원을 지정 기부했다고 발표했다. 쉼터는 당초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짓기로 약정되어 있었고 현대중공업 측은 2012년 12월에 10억원을 집행했다. 그런데 이후 정대협 측은 갑자기 현대중공업 측에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로 장소가 변경됐다"고 통보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대협이 별다른 설명도 없이 사업 계획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이라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라는 기본 취지에 어긋나지는 않는다는 판단에 기부 철회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위안부 피해자 쉼터 매매에 얽힌 인물들 관계도
/조선일보

이를 두고 "할머니들이 쉴 수 없는 곳(안성)에 '쉼터'를 만들어 놨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2년 3월 명성교회의 기부로 마포구 연남동에 위안부 할머니 숙소가 만들어졌는데 그곳과도 멀리 떨어져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104㎞ 떨어져 차량으로 꼬박 2시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의연은 이날 설명 자료에서 "'대지 300평 이상, 건축물은 40평 이상' 등의 부지 선정 기준에 따랐다"면서 "(안성) 힐링센터 후보지는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버스정류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로 접근성이 용이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곳에 가려면 안성 시내에서 배차 간격이 50분인 버스를 타야 하는데, 정류장에서 내려도 462m가량 경사진 길을 걸어 가야 한다. 정의연이 근거로 내세운 '부지 선정 기준'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안성 쉼터에 머물렀던 위안부 할머니는 한 명도 없었다.

③압류 들어온 주택, 시세보다 비싸게

정대협은 지역 건설업자 김씨와 2013년 9월 12일 매매계약을 맺었다. 그 직후인 2013년 10월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주택 중 건물 부분에 압류를 걸었다가 사흘 뒤 압류를 해제했다. 이 때문인지 실제 정대협으로 소유권(등기)이 이전된 것은 2013년 10월 16일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압류를 걸었다는 것은 보험료 체납 등 김씨 재정 상태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으로 볼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는 집주인에게 집을 급히 팔아야 하는 사정이 있었다는 의미인데, 매도자 요구대로 집값이 정해졌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매입가가 부풀려진 "'업계약서'가 만들어졌고 실거래가와의 차액을 누군가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의연은 "압류 사실은 계약 당시 확인한 등기부 등본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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