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반미파의 '미국 선호'

조선일보
입력 2020.05.13 03:20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08년 대선 승리 직후 두 딸이 다닐 학교부터 물색했다. '공교육 살리기'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그에게 워싱턴DC 시장이 "딸을 공립학교로 보내 공교육 제도 개혁을 이슈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바마 부부는 '양질의 교육'을 이유로 연 3만달러 학비가 드는 명문 학교로 두 딸을 전학시켰다. 민주당 클린턴 전 대통령, 노동당 출신의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자녀를 사립학교로 보내 '정치적 신념과 다르다' '위선자'라는 공격을 받았다.

▶중국 정치 지도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덩샤오핑·장쩌민·원자바오·시진핑·리커창 등의 자녀가 모두 미국 명문 대학을 나왔다. "앞에서 미국 비판하고 뒤에선 비싼 돈 들여 미국 보낸다"는 비판이 유행했다. 심상찮은 여론에 시진핑 주석은 취임 직후 하버드대에 다니던 딸에게 귀국을 종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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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좌파 정치인·지식인 역시 '공교육' '반(反)엘리트 교육'을 강조한다. '민족 공조'를 외치며 평생을 '반미 정서'에 기대 살기도 한다. 그런데 자식들만큼은 미국 대학에 보내 공부시키거나 아예 미국 시민권자로 만들기도 한다.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는 6·25 남침을 '통일전쟁'이라 부를 정도로 친북 활동을 했다. 미국의 참전도 맹비난했다. 하지만 두 아들을 미 고교·대학에 보냈다. 현 정권에서도 이런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내로남불이다. 부자를 혐오하면서 정작 자신은 재산 불리기에 열심이다. 미국산 쇠고기, 미국과의 FTA 체결을 그토록 비판하면서도 자녀를 미국에 유학 보낸다. 평등 교육을 외치는 전교조 교사들이 자녀들 미국 유학을 연구하다 미국 대학 전문가가 됐다는 얘기도 있다.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지난달 영국 노동당 대표직에서 6년 만에 물러난 제러미 코빈은 극좌파로 꼽힌다. 그는 아들을 동네 공립학교 대신 사립학교로 보내겠다는 아내와 싸우다 급기야 이혼까지 했다고 한다.

▶최근 위안부 단체 기부금 사용처 논란을 빚고 있는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도 미국의 국내 사드 배치를 반대한 인사다. 남편은 조총련 관련 단체로부터 돈을 받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딸은 미국 음대에 유학 보냈다고 한다. 일부 혐의가 나중에 무죄가 되면서 받은 국가 보상금으로 유학 비용을 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미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자식을 미국에 유학 보냈다는 얘기를 듣고 혼란스러운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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