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만 반복하다 기절한 이천 참사 시공사 대표

입력 2020.04.30 16:29 | 수정 2020.04.30 16:52

이천 물류센터 시공사 대표, 유족 찾아 "죄송하다"
대책 없이 떠나자 유족들 거세게 항의
체육관 앞 모래밭에서 기절, 구급차로 호송돼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38명이 숨진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의 시공사 대표가 유족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30일 오후 이천 화재현장 시공사 대표가 인근 체육관의 유가족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이천 화재현장 시공사 대표가 인근 체육관의 유가족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2시쯤 피해 가족 휴게소가 마련된 모가실내체육관을 찾은 물류창고 시공사 ‘건우’ 이상섭 대표는 단상에 올라서자마자 “죄송하다”고 흐느꼈다.

무릎을 꿇은 채 이 대표는 5분여간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하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내 이 대표가 회사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아 체육관을 떠나려하자 상황을 지켜보던 유족 20여명 사이에서는 “대책을 말한다고 해서 왔는데 어딜 가냐”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일부 유족들은 체육관을 떠나는 이 대표와 회사 관계자들을 따라가며 “어딜 가냐” “절하려고 왔냐”며 소리쳤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를 멈추려는 유족들과 회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이천 물류창고 시공사 대표가 체육관을 떠나려 하자 유가족들이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천 물류창고 시공사 대표가 체육관을 떠나려 하자 유가족들이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재진과 유족 100여명에 둘러싸인 채 이동하던 이 대표는 체육관에서 2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갑자기 모래밭에 쓰러져 기절했다.

회사 관계자들이 이 대표를 부축해 일으키려 했지만 유족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무산됐다.

이 대표는 결국 10여분 뒤 인근에 대기하던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30일 오후 이천 화재현장 시공사 대표가 항의를 받으며 체육관을 나오다 쓰러지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이천 화재현장 시공사 대표가 항의를 받으며 체육관을 나오다 쓰러지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들은 이 대표가 떠난 이후에도 한동안 항의를 이어갔다. 현장을 지키던 이천시 관계자에게 “죄송하다는 말 듣게 하려고 유족을 불렀냐”, “다른 임원이라도 불러라”고 소리질렀다.

현장에서 유족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이천시 관계자는 뒤늦게 “오후 8시에 대표를 다시 불러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안내했다.

건우 측도 유가족에게 문자를 보내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불로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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