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100명 얼굴 합성 음란물 제작

조선일보
입력 2020.04.20 03:00

韓中 IT 개발자들 인공지능 이용 '딥페이크 포르노' 수천개 만들어
회원 1만4000여명 사이트 운영

경찰이 IT 개발자들이 한국 연예인 100여 명에 대한 '딥페이크' 음란물을 조직적으로 제작해 유포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딥페이크 영상이란 인공지능 학습을 뜻하는 '딥러닝(deep learning)'에 '페이크(fake·가짜)'를 합성한 단어로, 인공지능을 이용해 가짜 영상을 만들어 내는 기술을 뜻한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에서 한국 연예인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 3000여 개가 제작·유포·판매됐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2018년 개설된 것으로, 사이트 운영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인 등 IT 개발자들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별도의 비밀 커뮤니티에 가입한 회원 수만 지난달 기준 1만4000여 명에 달했다.

딥페이크 영상은 합성하고자 하는 인물의 다양한 각도 사진 수백 장을 입력한 뒤 인공지능으로 마치 실제 인물의 동영상인 것처럼 만든 것이다. 온라인에서 사진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유명인이 타깃이 되기 쉽다. 애초 포르노 배우에 유명 연예인 얼굴을 합성하는 기술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가짜 뉴스'와 함께 정치권 이슈로도 떠올랐다. 2018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는 쓰레기"라고 말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으나, 딥페이크 영상으로 밝혀진 적도 있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 회원 다수가 딥페이크 음란물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한다. 어떤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영상을 만들 것인지 투표를 하고, 여자 연예인 사진과 원본 포르노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제작 방법을 알려주는 게시판이 별도로 운영됐고, 사이트 운영자는 회원들에게 딥페이크 제작 프로그램을 따로 제공했다고 한다. 이 사이트에는 올해 들어 매일 40여 개 이상의 불법 동영상이 올라왔고, 일부 음란물은 신용카드로 판매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 사이트의 서버가 중남미의 한 국가에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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