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에 머리 조아린 WHO가 세계를 위험에 빠뜨렸다"

입력 2020.04.07 17:36 | 수정 2020.04.07 18:11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에서 WHO의 친중 비판
중국 눈치 살핀 의도적인 늑장 대응 지적
"미 의회, WHO 조사하라" 촉구

세계보건기구(WHO) 수장이 지나친 친중(親中) 행보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현지 시각) ‘WHO의 코로나 허위 정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중국에 머리를 조아린 탓에 국제사회가 바이러스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 보건부 장관 출신으로, 2017년 임기 5년의 WHO 수장으로 선출될 때 중국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같은 해 중국은 WHO와 협약을 맺고 WHO 프로젝트에 향후 10년간 매년 600억위안(약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친중 행보로 비난 받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친중 행보로 비난 받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WSJ는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중국 눈치를 보며 늑장 대응을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31일 대만이 WHO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 간에 전파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입장에 매몰돼 대만의 경고를 듣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에는 국제사회가 코로나 사태를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로 선포하라는 요구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1월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베이징 회동을 마친 뒤인 1월 30일 뒤늦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WHO는 감염병 발생 국가인 중국에 관광·교역 제한·국경폐쇄 등을 권고하고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데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선포 날짜를 늦췄다는 비판이 나왔다.

WSJ는 "뒤늦은 선언으로 국제사회는 코로나에 대응할 귀중한 시간을 잃었다"고 했다. WHO는 뒤늦게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핵심 조치인 교역과 이동 제한 권고는 뺐다. 대신 브리핑에서는 "시 주석이 발병 관련 상황을 잘 알고 있어 감명받았다"라고 말해 눈총을 받았다.

WHO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 선언도 발빠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WSJ는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3월 11일까지도 판데믹 사태를 선언하지 않으면서 사태를 키웠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말을 무시하고 중국 여행을 금지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 사태 부실 대응과 부패 혐의를 미 의회가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5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사설/WSJ캡처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 사태 부실 대응과 부패 혐의를 미 의회가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5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사설/WSJ캡처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정치적 수완으로 WHO 수장 자리에 올랐다는 점도 주목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WHO 최초로 의사 면허가 없는 관료 출신이다. 에티오피아의 보건부 장관을 2005~2012년, 외교부 장관을 2012~2016년 역임했다. WSJ는 “테드로스는 의사가 아닌 정치인”이라며 “독재 정권에서 보건·외교부 장관을 역임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지원을 받아 첫 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에 오른 뒤에는 각종 공식행보에서 노골적인 중국 편향성으로 지탄을 받았다.

WSJ는 WHO의 중국 편향 문제를 미 의회가 나서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SJ는 "WHO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지속적이며, 이젠 ‘중국보건기구’라고까지 불리게 됐다"며 "수많은 미국인들이 왜 국제기구를 신뢰하지 않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WHO에 답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릭 스캇 상원 의원(플로리다주)이 WHO의 코로나 정보 은폐에 대해 미 의회 조사를 요청했다”며 "미 의회는 WHO가 코로나 사태 대응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 부패한 판단을 내렸는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서명 인원 50만명을 넘겼다./체인지닷오르그 캡처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서명 인원 50만명을 넘겼다./체인지닷오르그 캡처

세계에서 테드로스 사무총장에 대한 반발은 거세다.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은 미국 체인지닷오르그(change.org) 사이트에서 5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세계인의 생각을 하나로 모아 여론 방향성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체인지닷오르그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 미 폭스 뉴스는 “미래에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이 또 다시 발생할 때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우리가 취해야 할 조치는 WHO를 완전히 개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6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통화를 요청한 것은 대통령께서 코로나 사태에 발휘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기 위해서"라며 5월에 화상으로 열릴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문 대통령이 아시아 대표로 기조발언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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