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공장 73%가 멈춰, 美·유럽은 올스톱

입력 2020.04.03 04:21

中·한국 빼곤 대부분 가동 중단, 중국도 가동률은 30~40%
임금·임대료 등 고정비 계속 나가 살아남기 위해 현금 확보 전쟁
어음 지급으로 부품사 더 큰 위기… 포드·GM, 급여 삭감하거나 유예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2일(한국 시각) 현재, 전 세계 주요 자동차 공장 73%가 셧다운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18개의 공장 가동 현황을 전수(全數)조사한 결과, 18개사의 121개 공장(업체별로 1국 1공장으로 집계) 중 88개가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남미·유럽·러시아·인도의 58개 공장은 모두 문을 닫았고(예정 포함), 일본·태국의 17개 공장도 절반(8개)이 가동을 멈췄다. 중국·한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년간 자동차 산업을 연구해온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차 세계대전 때도 군수물자를 만들기 위해 자동차 공장은 돌렸다"며 "130년 자동차 산업 역사상 공장이 이 정도로 멈춘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말했다.

◇3월 판매 폭락은 시작에 불과

현재 전 세계에서 자동차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쌍용차가 2일 유럽산 부품 수급 차질로 이달 한 달간 순환 휴업을 하기로 하는 등, 한국도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중국은 공장이 가동되고는 있다지만 실제 가동률은 30~40% 수준이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전 세계 자동차 공장의 80% 정도가 멈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3월 중순부터 본격화된 셧다운으로, 1일부터 속속 발표되고 있는 업체들의 3월 판매 실적은 '폭망'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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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인성
현대차는 미국 판매가 43% 감소했고, 인도에서는 47% 줄어 반 토막 났다. 전체 해외 판매량 감소(-26%)는 금융 위기(2009년 1월) 이후 최악이다. 미국은 3월 판매가 37% 감소하고, 캘리포니아·뉴욕 등 코로나 확산이 심한 곳에선 최대 90%까지 줄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는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2%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86%, 스페인은 69% 감소가 예상된다.

◇잔인한 4월… 유동성 위기 본격화

문제는 전 세계 자동차 업체의 추락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18개사의 대다수 공장은 이달 중순까지, 길게는 이달 말까지 셧다운한다. 그러나 추가 연장 가능성이 크다. 대다수 업체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보다는 '만들어도 사는 사람이 없어'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각 기업은 '생존'을 위한 유동성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차를 못 팔아 돈은 돌지 않는데 인건비·임차료 등 고정비는 꼬박꼬박 나가기 때문이다. 코로나 위기 이후의 대기 수요에 대응하고 실적을 만회하려면 일단 '살아남기'가 최대 숙제다.

GM은 쓰지 않고 있던 한도 대출 통장에서 150억~160억달러(약 18조~19조원)를 인출해 현금화했다. 또 직원들 임금 20%를 내년에 주겠다며 사실상 깎았다. 포드는 임원 300명의 급여를 최소 5개월간 20~50% 삭감했다. 전 세계 공장 중 70%가 멈춘 현대차도 적자 상황에 직면해 있다. 르노삼성은 1일부터 비용 절감 및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중소기업인 자동차 부품사들은 더 큰 위기에 처해 '4월 도산설'이 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완성차 업체가 부품사에 현금이 아니라 어음을 지급하는 상황"이라며 "금융기관들이 이 어음을 현금화해 주는 것을 꺼려 부품사의 어려움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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