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前 백제 석불… 그 두상에 얽힌 비밀은?

조선일보
입력 2020.04.01 03:00

1989년 촬영한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
1989년 촬영한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 /문화재청
전북 익산 연동리 석불사에는 '몸 따로, 얼굴 따로'인 백제 불상이 있다. 보물 제45호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 높이 1.5m에 달하는 불신(佛身)에 광배와 대좌까지 갖췄지만, 위풍당당한 몸체에 올려진 얼굴은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누군가 새로 만들어 시멘트로 붙인 탓이다.

현존 백제 불상 중 가장 크고 오래된 이 입체 석불이 대좌를 가렸던 불단을 걷고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문화재청은 목재 불단을 강화유리로 바꾸는 정비 작업을 다음 달까지 벌인다고 밝혔다. 이 불상은 옷자락이 대좌를 덮은 상현좌(裳懸座) 형식이지만, 대웅전을 지을 때 만든 불단이 대좌를 가려 옷주름을 볼 수 없었다.

이 불상은 백제 불교 조각의 백미로 꼽힌다. 김정희 원광대 교수는 "광배의 불꽃무늬는 서산마애삼존불에서 보이는 백제 양식이며, 일본 호류지(法隆寺) 금동석가삼존불상 광배에도 나타나 백제 양식이 일본 아스카 시대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불두(佛頭). 마을에는 이 석불이 정유재란 때 왜군을 막아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파죽지세로 올라오던 왜군이 금마에서 지독한 안개로 가로막혔는데 왜장은 그것이 불상의 위력이라 믿어 칼로 석불의 목을 쳤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조선의 억불 정책으로 훼손됐을 가능성, 자연재해로 불상이 굴러 떨어졌다가 목이 부러졌을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 얼굴은 1900년대 누군가가 만들어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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