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윤석열 장모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

입력 2020.03.27 15:02 | 수정 2020.03.27 15:35

은행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재판 넘겨
대부분 재판 끝나고 무혐의 처리됐던 사안
MBC 보도 후 고발 잇달아, 법조계 "정권수사 막으려 尹 압박"

구내식당으로 이동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장련성 기자
구내식당으로 이동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장련성 기자


검찰이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를 27일 기소했다.

의정부지검 형사1부(부장 정효삼)은 이날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윤 총장의 장모 최모(74)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의 동업자 안모(58)씨와 잔고증명서 위조 가담자 김모씨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최씨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출신이라고 스스로 소개한 안씨 등과 2013년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350억원대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은 최씨가 2015년 자신의 돈 수십억원을 가로챘다며 안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재판에서 불거졌다. 이후 이 문제는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때 국정감사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등에서 수차례 제기됐다. 당시 여권이 “문제없는 사안”이라며 적극적으로 윤 총장을 방어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윤 총장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청와대가 윤 총장 장모를 수차례 고소했던 정모씨를 접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위협 인물(윤 총장)에 대한 고의적인 흠집 내기”라고 했다.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도 지난해 6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장모 사건 의혹 제기는) 자동으로 명예훼손에 걸릴 사안”이라며 장모 최씨에 관한 의혹 제기에는 근거가 없다고 했다. 주 전 기자는 “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에게 자료도 받고 정리도 하고 취재를 했다. 깊게 했는데 신빙성이 하나도 없다. 문제 제기한 사람은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원 유죄 확정을 받았다”고도 했다.

그런데 이달 초 MBC의 한 시사 프로그램이 윤 총장 장모 관련 의혹들을 보도한 뒤 논란이 다시 확산했다. 사건 당사자들이 일제히 고소·고발장을 제출했고 검경이 모두 수사에 착수했다. 법무부에 접수된 진정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한 의정부지검은 최근 장모 최씨와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이날 기소했고, 관련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도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이미 제기됐던 이 사건 재수사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총선 이후 검찰이 정권 수사를 재개할 것을 염두에 두고 윤 총장을 압박하려는 의도 같다”는 관측이 나왔다. 검찰 안팎에서는 4·15 총선으로 검찰 수사가 잠잠하지만 선거 이후 다시 본격적으로 ‘청와대의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여권 등에서는 윤 총장 장모 사건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표창장 사건과 비교하면서 ‘엄정한 수사를 위해 윤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편 윤 총장은 의정부지검의 이날 기소에 대해서도 사전 보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앞서 장모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일절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날 기소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관련 의혹을 깔끔하게 털고 가는 게 낫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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