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직격타' 두산重에 1조+α 금융 수혈

입력 2020.03.27 13:56 | 수정 2020.03.27 18:00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서 결정
산은, 오후 세부사항 발표
두산重 주가 10% 이상 급등

지난 2018년 11월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원자력 공장 옥외 작업장. 신한울 원전 3, 4기에 들어갔어야 할 부품이 녹이 슨 채 쌓여 있다./김동환 기자
지난 2018년 11월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원자력 공장 옥외 작업장. 신한울 원전 3, 4기에 들어갔어야 할 부품이 녹이 슨 채 쌓여 있다./김동환 기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이 ‘탈원전 정책’ 여파 등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두산중공업에 1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는 27일 오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 부총리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성윤모 산업통산자원바 장관 등이 참석했다.

산업은행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 등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에 대해 계열주, 대주주(㈜두산) 등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이행, 자구노력을 전제로 산은·수은이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수출은행이 지원하는 1조원 규모의 자금은 한도 여신(크레디트 라인) 방식으로 제공된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이다. 두산중공업이 최대 1조원 한도로 필요한 만큼 빌릴 수 있다는 얘기다. 두 은행이 각각 절반씩 부담한다. 산은 측은 “필요시 두산그룹의 책임있는 자구노력 등을 보아가며 추가자금 지원 여부를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두산중공업 대주주인 ㈜두산 등은 두산중공업 주식과 부동산(두산타워)신탁수익권 등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의 5억달러(약6000억원) 규모 해외 공모 회사채를 대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 채권을 수출입은행 대출로 전환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안이 성사되면 전체 자금 지원 규모는 1조6000억원대로 늘어난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중단하는 탈(脫)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최소 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날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5% 줄어든 877억원에 그쳤고, 4952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두산중공업이 10년간 1조7000억원 규모로 지원한 자회사인 두산건설이 부실화면서 타격을 주기도 했다.

작년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4조9000억원에 달한다. 자회사가 진 빚을 포함하면 5조9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올해 내에 갚아야 할 회사채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6일 이 같은 이유로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BBB)을 하향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대주주인 ㈜두산으로부터 ‘두산메카텍’을 현물 출자받아 자본을 확충하는 등 자구책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극심한 경영 위기에 휴업까지 검토할 상황에 내몰렸다. 이에 산은과 수은이 긴급 자금 지원을 통해 숨통을 터주기로 한 것이다.

국책은행의 지원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산중공업 주가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날보다 15.6% 오른377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두산중공업 지원에 대한 세부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