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Who]김예지 "장애인 비하한 이해찬이 틀렸다는 것 보여주겠다"

입력 2020.03.27 14:00 | 수정 2020.03.30 17:42

[총선Who]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1번
헌정 사상 첫 여성 시각장애인 대변인
"분열·양극화 정치 벗어나야"

조선일보는 4·15 총선에서 주목받는 후보와 인물들을 만나 선거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4·15 Who’를 연재한다. 두번째 인사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1번인 김예지(40) 후보다. 김 후보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다.

김 후보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좌우로 나뉘어 싸우는 정치로는 우리 사회 소외 계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존중’과 ‘다양성’을 무기로 사회적 약자(弱者)와 소수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 인재영입 1호인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씨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미래한국당 인재영입 1호인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씨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김 후보는 미래한국당의 ‘영입인재 1호’다. 총선 공천에서 비례대표 순번 11번을 받아 원내 진입 안정권(20위)에 들었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첫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 된다. 그는 지난 25일엔 미래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임명돼, 안내견 조이(4)와 함께 국회 기자회견장에 섰다. 한국 정당 역사상 첫 여성 시각장애인 대변인의 등장이었다. 미래한국당은 앞으로 제작하는 명함에 모두 점자를 쓰기로 했다.

김 후보는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양극화 되고 분열된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사회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일에 있어선 보수와 진보, 여야가 같이 힘을 합해도 부족하다”며 “‘정치를 위한 정치’ ‘진영 논리 정치’를 떠나 약자의 권익 보호를 우선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딱히 어느 당을 지지해본 적 없다. 보수당도 물론 그렇다”며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며 싸우기보다는 서로 다른 생각과 관점을 존중하며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그는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가장 위하는 정당으로 ‘정의당’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오해와 편견”이라며 “제가 한국당에 영입된 사실로만 봐도 그렇다. 당사자가 직접 내는 목소리와 누군가의 의견을 전달하는 건 다르다”고 했다.
미래한국당 김예지 후보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남강호 기자
미래한국당 김예지 후보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남강호 기자
김 후보는 선천성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 시각을 잃었다. 밝은 빛 정도만 구분되고, 밖에 나갈 땐 늘 안내견이 따른다. ‘점자 악보’로 피아노를 연습해 비장애인과 경쟁하는 일반전형으로 숙명여대 피아노과에 입학했다. “더 큰 도전을 하겠다”며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위스콘신-매디슨대에서 피아노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어렵게 공부한 것을 떠올리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3D 촉각 악보’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숙명여대에서 피아노 실기 강사로 일하면서, 장애인 예술인의 활동 지원과 인식 개선을 위한 강연을 해왔다. 바이애슬론 선수로도 활약 중이다.

미래한국당에는 한선교 전 대표의 영입 제안을 받고 들어왔다. 김 후보는 “지난달 한 전 대표 연락을 받고 직접 만났다”며 “피아노 연주 행사를 부탁하려는가보다 했는데 1시간 넘게 평소 생각과 살아온 얘기를 한참 나누다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장애인 권익 보호 활동을 하면서 혼자 힘으로 버거운 게 많았는데, 직접 겪은 경험을 살려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이곳에 왔다”고 했다.

미래한국당 김예지 후보. /남강호 기자
미래한국당 김예지 후보. /남강호 기자
김 후보는 “장애인을 보호·지원 대상으로만 보면 안 된다”며 장애인 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은 보통 안마사로 일하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는 상황에서 여기에만 안주할 수는 없다”며 “더 많은 일자리를 발굴해 이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숨겨진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한다”고 했다. 실제로 스스로 조향(調香)과 심리 상담 공부를 하며 동료 시각 장애인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그는 “장애인이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를 찾기까지는 수만번 실험과 시도, 모험을 해야하는데 현실은 쉽지 않다”며 “그 길을 가보고자 한다”고 했다. 국회에 들어가면 현재 만 64세까지인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연령 제한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도 했다.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향한 경고 메시지도 내놨다. 이 대표는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지난 1월),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 장애인들이 많이 있다”(이하 2018년 12월)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 등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김 후보는 “많은 장애인들이 편견과 배제로 상처받고 있는데, 국민 대표로 뽑힌 국회의원이 이를 더욱 조장한다”며 “제가 국회에서 제대로 일하며 선천적 장애인의 의지가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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