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줌'이 그 '줌'이 아니오" 이름 탓에 미 주식 거래 중단 사태

입력 2020.03.27 14:00

"이 ‘줌’이 저 ‘줌’이 아니라니까!"
특별히 잘못한 일도 없이 종목 이름이 헷갈린다는 이유로 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연은 이렇다.

온라인 동영상 회의 프로그램 ‘줌.’ /로이터 연합뉴스
온라인 동영상 회의 프로그램 ‘줌.’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자택 근무가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며 온라인 화상 회의 프로그램 ‘줌’의 주가가 폭등을 했다. 줌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나스닥에 ‘줌’이란 이름을 가진 회사가 두 개 상장돼 있었던 것이다. 하나는 ‘진짜 줌’인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이고, 하나는 중국의 작은 정보기술(IT)인 ‘줌 테크놀로지’다. 온라인 회의가 늘어난다는 소식에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줌 주식으로 몰리기 시작했는데 어느 줌이 진짜 줌인지 ‘참줌’이고 ‘돌줌’인지 헷갈리는 투자자가 많았다.

미 증시 투자자들은 보통 주식을 사고팔 때 ‘티커’라고 부르는 종목 이름을 쓰는데, 이 티커가 혼란을 배가시켰다. 중국 줌 티커는 ‘ZOOM’, 미국 줌은 ‘ZM’이다. 티커만 보고 잘못된 줌인 ‘ZㅁOOM’으로 몰려가는 투자자가 훨씬 많았다. 진짜 줌 주가가 지난달에 비해 50% 오르는 사이, 가짜 줌 주가는 한때 10배 수준으로 올랐다. 3달러짜리였던 주식이 금세 30달러짜리가 된 것이다.(‘그 줌’이 아니란 정보가 퍼지면서 이제는 10달러 선으로 다시 내려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무술 강사 루카스 델라 크루즈가 ‘줌’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의 무술 강사 루카스 델라 크루즈가 ‘줌’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금융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름 때문에 생긴 해프닝으로 넘기기엔 ‘줌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26일 중국 줌 주식의 거래를 중단시켜버렸다. SEC는 "투자자들이 ‘나스닥에 상장된 다른 회사’(진짜 ‘줌’)와 이 회사를 혼동할 수 있어 거래를 중단한다"라며 "(중국 줌은) 게다가 2015년 이후 제대로 된 공시를 하지도 않고 있다" 밝혔다. 중국 줌이 "우리는 바로 그 줌이 아니다"라고 공시만 제대로 했어도 거래 중단까진 막을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미국 포천에 따르면 중국의 줌에 대해선 베이징(北京)에 본사가 있는 작은 IT 회사라는 정도 외에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지난 한 달 ‘돌 줌’(중국 줌)과 ‘참 줌’(미국 중)의 주가 추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자택 근무 확대로 온라인 화상 회의가 늘자 미국 (진짜) 줌은 50% 정도 상승했다. 그 사이 엉뚱하게도 중국 줌은 한때 10배 수준으로 주가가 폭등했다.
지난 한 달 ‘돌 줌’(중국 줌)과 ‘참 줌’(미국 중)의 주가 추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자택 근무 확대로 온라인 화상 회의가 늘자 미국 (진짜) 줌은 50% 정도 상승했다. 그 사이 엉뚱하게도 중국 줌은 한때 10배 수준으로 주가가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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