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는 이미 원격수업, 일반고는 장비도 없어

입력 2020.03.27 03:38

[온라인 개학, 디지털 격차 어떡하죠]

특성화고도 실습 못해 수업 공백… 저소득 가구 33%는 컴퓨터 없어
학습자료 공유하는 단체 채팅방, 스마트폰 없는 학생은 참여 못해

저소득 가구의 디지털 활용 격차 그래프

교육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등교가 불가능한 상황을 대비해 다음 달 5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에 온라인(원격) 수업 체제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6일 전국 학교의 등교 개학이 어려울 경우, 온라인으로 개학하고 원격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선 "교육부가 개학 열흘 앞두고 온라인 개학을 언급해 당황스럽다"며 "농어촌 지역이나 저소득층 학생은 '디지털 격차'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시간 수업 이미 시작한 특목고

개학 연기 3주차인 현재 학교들은 교사가 온라인에 올린 예습 자료를 학생들이 내려받아 자습하는 식으로 학습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른바 휴업 1단계 수업 방식이다. 다음 주부턴 2단계로 교사가 사전에 녹화한 강의 영상 등을 올리면 학생들이 시청하는 형태로 바뀐다. 개학 연기 8주차부턴 3단계로 학교 시간표대로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는 게 교육부 목표다.

일부 외고와 영재고 등 특목고는 이미 3단계인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인천외고는 지난 2일부터 매일 평소처럼 교사들이 학생들 출석 체크를 하고, 온라인 영상으로 실시간 수업을 하고 있다. 경기외고와 김포외고도 지난 23일부터 같은 방식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관할하는 한국과학영재학교도 23일 이미 온라인 개학을 했다.

반면 일반고 등은 당장 다음 주 녹화 수업부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 한 고교 교사는 "제대로 된 강의 녹화 장비도 없고 온라인 수업 경험도 없는데 당장 다음 주에 무슨 수업을 올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실습 위주인 특성화고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한 특성화고 교사는 "실습은 온라인으로 수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도 없는데… 교육 격차 심화

컴퓨터·스마트폰 등이 없어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취약 계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과기정통부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저소득 가구의 컴퓨터 보유율은 66.7%로 국민 전체 평균(83. 2%)보다 16.5%포인트나 낮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보유율도 저소득 가구는 84.9%로 국민 전체 평균(91.4%)보다 낮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습자료를 공유할 단체 채팅방을 열었는데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이 있어 전화 통화로 따로 챙겨주고 있다"며 "인터넷이 안 되는 가정도 온라인 수업 참여가 어렵다"고 했다. 교육부는 저소득 가구에 노트북·태블릿PC 등을 대여하고 인터넷 비용·데이터 요금을 지원하기 위해 수요를 파악 중이다. 학교 현장에선 스마트기기 보급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전북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초등 저학년생은 부모 도움이 없이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며 "농어촌과 저소득층에선 부모가 자녀를 보살필 수 없는 가정이 많아 온라인 수업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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