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뻔뻔한 '천안함 괴담' 유포자들

조선일보
입력 2020.03.27 03:18

10년 전 천안함 폭침 직후 북 어뢰 공격을 부정하는 첫 괴담이 '좌초설'이었다. 이를 제기한 민간 잠수업자에게 판단 근거를 물었더니 "딱 보니 좌초"라고 했다. '천안함을 실제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인양 TV 중계 때 처음 봤다"고 했다. 이 사람은 세월호 침몰 때도 '다이빙 벨' 주장으로 현장에 큰 혼선을 일으켰다. 5년 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방송에서 "천안함 옆에 난 스크래치를 봤느냐. 좌초"라고 했다. 스크래치는 인양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그는 "북 소행이라고 믿고 싶지가 않다"고 했다. 이 말이야말로 진심일 것이다.

▶'내부 폭발설'도 있었다. 천안함 절단면이 밖에서 안으로 심하게 휘어진 것으로 드러나자 사라졌다. '미군 핵잠수함 충돌' 괴담이 안 통하자 '소형 이스라엘 잠수함 충돌설'이 튀어나왔다. 북한 소형 잠수정 소행으로 발표되자 "그럴 능력이 없다"는 주장이 퍼졌다. 한 괴담이 근거를 잃으면 다른 괴담이 대신한다. 괴담끼리 서로 모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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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매체 대표가 "동해에 사는 붉은 멍게가 서해에서 인양된 (북)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이 폭침 증거로 건져낸 북한 어뢰 추진체가 조작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붉은 멍게' 유전자 분석 결과 생명체가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그는 "북 어뢰에 적힌 '1번'이란 글씨는 우리가 쓴 것 같다"고까지 했다. 민주당은 이런 사람을 천안함 민간조사위원으로 추천했다.

▶지금 집권 세력인 당시 야당은 정부 발표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세계적 금속공학자가 발표한 과학적 사실들에 대해 유시민씨는 "소설"이라고 했다. 한때는 천안함 폭침을 믿지 않아야 뭔가 잘난 사람인 양하는 풍토까지 있었다. '지방선거용 북풍 공작'이란 괴담도 크게 퍼졌다. 병사들이 집에 전화 걸어 "북한과 일부러 전쟁하려는데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을 인정한 뒤에 괴담은 사라졌다. 사실 인정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북한 공격이 아니었다면 지난 10년 동안 수십 번 양심선언이 나왔을 것이다.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괴담을 주장하던 사람들은 여전히 얼굴을 들고 다닌다. 광우병 괴담, 사드 전자파 괴담을 퍼뜨렸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광우병 괴담을 주장했던 한 사람이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기도 했다. 천안함 괴담은 처참한 천안함 유족들의 가슴을 찢어놓았다. 괴담 유포자들은 지금껏 '미안하다'는 한마디가 없다. 그러고도 입만 열면 '정의'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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