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가능성' 희박한 샌더스, 왜 계속 경선 고집하나

입력 2020.03.26 19:19 | 수정 2020.03.26 23:14

코로나 바이러스로, 연기된 12개 주 경선 일제히 열리는 6월2일 '마지막 희망'

미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레이스에서 현재 가장 애매한 사람은 2위인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다. 1위인 조 바이든 전(前)부통령과 샌더스 두 사람의 대결로 압축됐다지만, 획득한 대의원 수를 비교하면 바이든(1215명)은 샌더스(910명)를 압도한다. 물론 바이든도 당의 대선 후보 지명을 받기에 필요한 과반수(1991명)에는 부족하다. 그러나 미국인의 모든 관심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쏠린 지금, 샌더스가 앞으로 남은 23개 주 경선에서 산술적으로 바이든을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런데도 샌더스는 계속 경선 레이스를 벌인다. 샌더스는 25일에도 “4월에 바이든과 토론이 열리면, 참가하겠다”고 밝혔고, MSNBC의 ‘크리스 헤이스’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선거 캠페인을 인터넷 타운홀 미팅 등 가상 캠페인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로 주(州) 경선 날짜가 미뤄진 뉴욕과 펜실베이니아에서 일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는 전화 회의도 갖고, 뉴욕에서는 캠프 직원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수백만 뷰(view)를 기록한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6건의 인터넷 이벤트를 개최했다.

◇마지막 기대는 또 다른 ‘수퍼 화요일’인 6월2일
아직 경선을 치르지 않은 주는 23개 주와 워싱턴 DC, 미국령인 괌·푸에르토리코 등이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주가 당 경선 날짜를 뒤로 미루면서 6월2일은 또 다른 ‘수퍼 화요일’이 됐다. 즉, 1344명의 대의원이 걸렸던 지난 3월3일의 ‘수퍼 화요일’에 이어, 6월2일에도 822명의 대의원을 놓고 뉴욕·펜실베이니아·델라웨어·코네티컷·인디애나·메릴랜드·로드 아일랜드 등 12개 주에서 동시에 민주당 경선이 열린다.

물론 대세는 3월3일 14개 주 중 10개 주에서 승리한 바이든에게 기울었다. 그러나 샌더스로선 나머지 경선들이 늦춰지면서, 앞으로 두 달 넘게 경선에 머물 수 있게 된 것이다. 바이든으로선 미국 사회의 의제가 코로나로 옮겨갔는데도, 그때까지는 대의원 과반수(1991명)를 확보할 길이 없어 계속 샌더스를 상대해야 한다.

샌더스 진영의 선거전략가인 제임스 조그비는 “샌더스는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구심점으로서 경선 레이스에서 여전히 자신의 역할이 있다고 믿어, 절대로 끝까지 경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 인터넷 매체인 폴리티코에 말했다. 또 앞으로 10주 동안 바이든 진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남은 주 중에서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뉴욕 주(274명)는 그의 고향(뉴욕시 브루클린)이 속한 주이기도 하고, 그는 이번 대선 출마 선언도 브루클린에서 했다.

◇2016년 민주당 경선 ‘내분’ 되풀이 우려하는 민주당 지도부
샌더스는 경선을 이어가며, 바이든이 당의 후보 지명을 받더라도 대학등록금 무료·전국민 건강보험·환경 우선 경제정책 등 자신의 사회주의 공약에 대해 일정 부분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전략이다. 또 코로나바이러스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야말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자신이 경선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이 탓에, 민주당 지도부는 올해 대선 경선이 2016년 힐러리 클린턴·버니 샌더스의 재탕이 될까 봐 크게 우려한다. 당시에도 샌더스는 산술적으로는 클린턴을 이길 수 없는데도 끝까지 경선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탓에, 클린턴은 경선을 치르면서 좌파와 중도좌파로 쪼개진 민주당 지지기반을 아우르고, 화력(火力)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집중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
바이든도 샌더스의 ‘4월 경선후보 토론’ 제안에 대해 “토론은 충분히 했다. 이제는 앞으로 나아갈 때”라며, “나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거절했다.

뉴욕 매거진은 지난 17일 “샌더스가 잘 확립된 아이디어와 열정적인 사회운동을 구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계속 패배할 오랜 기간의 경선에 그 운동과 자원을 쏟아 얻으려는 것이 뭔지 불분명하다”며 “샌더스주의(主義)가 정치적 현실을 수용하지 않고, 더 큰 공동의 선(善)이라는 민주당의 대의(大義)에 무관심한 것으로 비친다면, 그의 장기적 목표에도 반(反)생산적”이라고 비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