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여행자 필요없다" 원희룡 격분한 이유는

입력 2020.03.26 17:28

美 유학생, 코로나 증상에도 제주서 4박5일 여행
제주도 "최악의 사례" "방역 지침 어기면 법적조치" 경고

코로나 증상에도 제주에서 닷새간 여행을 한 미국 유학생 확진자의 행적을 놓고 제주도가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주도는 ‘최악의 사례’로 꼽으며 이례적으로 확진자를 비판할 정도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6일 오전 코로나 브리핑에서 “제주는 피난처가 아니다. 이기적인 여행을 하는 관광객은 필요없다.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는 여행객은 법적 조치하겠다”고 분노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6일 코로나 브리핑에서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 사람은 잠복 기간에 제주에 오지 말아달라. 오더라도 강제 격리시키겠다'고 말했다./제주도 제공
원희룡 제주지사가 26일 코로나 브리핑에서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 사람은 잠복 기간에 제주에 오지 말아달라. 오더라도 강제 격리시키겠다"고 말했다./제주도 제공
논란이 된 확진자는 미국 유학생 A(여·19) 씨로 어머니를 포함한 지인 3명과 함께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4박5일간 제주여행을 했다.

그는 제주에 들어온 20일 오후부터 오한과 근육통, 인후통 등을 느꼈다고 진술했으며 여행 중 병원과 약국을 찾기도 했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A씨가 증상이 악화돼 여행 도중 병원을 찾아간 것으로 보고 정확히 어떤 처방을 받았는지,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 안내를 받았는지, 해외 이력을 밝혔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24일 오후 항공편으로 서울에 도착한 뒤 서울 강남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 보건당국이 이 확진자를 ‘최악의 사례’라고 표현하며 여러 의문점을 제기했다. 의문이라는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A씨의 행적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한 것이다.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A씨의 경우 여러가지 의문이 들고 있다”며 “우선 미국에서 15일 들어온 뒤 20일 제주에 여행을 온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해외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굳이 제주여행을 선택한 것이 의아스럽다는 것이다.

또 배 단장은 제주에 들어온 20일 오후 8시부터 증상이 시작됐는데 4박5일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행 도중에 증상이 악화된 뒤 선별진료소가 아니라 일반병원에 간 점도 의문점으로 꼽았다.


배 단장은 “돌아간 날 바로 강남보건소에 갈 정도로 코로나를 걱정했다면 (제주행) 비행기를 타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제주에 머무는 동안 렌터카를 이용해 제주시 국수거리의 국숫집, 서귀포시 표선의 한 의원과 약국,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카페, 우도, 카트 테마파크 등 유명 맛집과 관광지 20여 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대부분의 일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일부 여정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제주도는 전했다.

A씨와 접촉자는 현재까지 34명이지만, 제주도 부속섬이 우도 방문 당시 이용한 여객선 승객, 호텔 수영장 이용자 등을 고려하면 1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반면 제주 출신 유럽 유학생인 제주 7번 확진자는 모범사례로 꼽았다. 7번 확진자는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같은날 밤 제주에 온 뒤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다음날 아침 제주보건소에서 검사를 받는 등 동선을 최소화했다.

배 단장은 “최악 사례와 모범 사례가 동시에 나왔다. 미국 유학생 확진자는 제주도민들이 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이런 도덕적 해이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이번 확진자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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