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의 20억 강남 아파트가 10억된 사연은

입력 2020.03.26 15:17 | 수정 2020.03.27 14:21

부동산 '시세' 아닌 '공시가격' 또는 '취득가격' 기재
김조원 민정, 도곡한신 신고는 8억 실제는 16억
갤러리아 팰리스도 신고 9억 실거래 17억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참모진 49명의 평균 재산은 14억4100만원이다. 1년 새 평균 1억2800만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실거래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평균 재산은 20억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재산을 신고할 때 써낸 주택 가격이 시세보다 훨씬 낮은 ‘공시가격’ 또는 ‘취득가격’이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조선DB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조선DB

2주택자인 노영민 비서실장은 자신이 소유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20평형)를 5억9000만원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작년 10월 10억원에 거래됐다. 노 실장은 2006년 5월 2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최근 시세를 단순 반영하면 노 실장의 재산은 이번에 신고한 24억2000만원이 아니라 28억원대인 것이다.

역시 2주택자인 김조원 민정수석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한신아파트(30평형)를 8억4800만원으로 신고했고,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47평형)는 9억2000만원에 신고했다. 그러나 도곡한신아파트는 이달 초 16억원에 거래됐다. 갤러리아팰리스는 최근(작년 7월) 거래 가격이 17억1000만원이다. 합계 시세(33억1000만원)가 신고 가격(17억6800만원)의 약 두 배다. 김 수석은 총 재산을 33억4900만원으로 신고했지만, 사실상 ‘50억 자산가’인 셈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를 보유한 김조원 수석/청와대 제공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를 보유한 김조원 수석/청와대 제공

김상조 정책실장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2차(42평형)를 8억8800만원에 신고했지만, 작년 12월 거래가는 16억5000만원이다. 주영훈 경호처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아파트(35평형)를 14억7200만원에 신고했지만, 올들어 실거래가는 25~27억원이다.

정부는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서 2018년 7월 이후 신규 등록자만 ‘공시지가’와 ‘실거래가’ 중 높은 금액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전부터 계속 재산 등록·공개를 해왔던 고위 공직자들은 계속 공시지가로 부동산 가격을 신고하는 것이다. 특히나 실거래가를 ‘취득가격’으로도 해석하고 있어 2018년 7월 이후 등록자들도 취득가 기재로 시세 반영을 피할 수 있다.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유원아파트(32평형)를 7억4400만원에 신고했으나, 지난 1월 16억8900만원에 거래됐다. 김광진 정무비서관의 경우엔 ‘방배그랑자이’로 재건축되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경남아파트를 5억5000만원에 신고했다. 내년 준공 예정인 방배그랑자이의 조합원 입주권은 20억원대로 알려져있다.

이밖에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은 18억원대에 거래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아파트(33평형)를 9억4400만원에,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은 16억~17억원대에 거래되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34평형)를 8억8000만원에 각각 신고했다.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경남논현아파트(34평형)를 5억6900만원에 신고했지만, 12억~13억원대 호가가 형성돼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이 각각 신고한 서울 마포구 아파트, 이호승 경제수석이 신고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2채도 현재 거래 가격은 신고 가격의 두 배 수준이다. 또 4·15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경기 용인시에 있는 대지 183평, 건물 54평짜리 단독 주택을 9억원으로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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