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10년 알리기 싫었나, 국방부 생중계 돌연 취소

입력 2020.03.26 14:52 | 수정 2020.03.26 18:31

국방부 장관 주관 행사, 언론에 사후 공개
국방부 "코로나로 행사 축소, 변경했을 뿐
당초 300명 참석 계획, 인원 절반으로 줄여"

해군 2함대 황도현함 소속 장병들이 지난 23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천안함 46용사 해상위령제를 진행하고 있다. /해군제공
해군 2함대 황도현함 소속 장병들이 지난 23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천안함 46용사 해상위령제를 진행하고 있다. /해군제공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6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해군 2함대에서 열린 천안함 추모식을 주관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날 장관 주관 추모식을 생중계하기로 했다가 번복했다. 또 관련 영상도 언론에 제공하지 않으려다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군 안팎에서는 “천안함 폭침 10주기이지만, 군에서 이를 별로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국방부는 이날 내부 매체를 통해 국방 TV에서 천안함 추도식을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생중계는 없었고 뒤늦게 사진과 영상만 제공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브리핑에서 “프로그램은 사정에 따라서 변경될 수 있다”며 “코로나와 관련돼 사회적 격리가 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보도자료나 영상을 제공할 때 모든 부분에 대해서는 일일이 말씀드리지 않았다”고도 했다. 국방부는 당초 이날 300여명이 참석하는 추도식을 계획했다가 코로나 상황 때문에 인원을 절반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장관까지 참석한 천안함 10주기 행사의 생방송 취소 과정에 대한 설명이 석연찮다는 말이 나왔다. 한 군 관계자는 “현 정권 차원에서 천안함 추모 자체를 냉대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 아니었겠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당초 자료 보존용으로 행사를 찍어두려 했지만, 규모가 축소되면서 영상 자체를 찍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실수로 이런 것이 반영되지 않은 채 국방 TV 편성표가 나간 것 같다”고 했다.

국방부가 장관 참석 행사인 이번 추모식 생중계를 취소한 건 27일로 예정된 서해수호의 날 생중계가 잡혀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똑같은 걸 장병들에게 두 번 트는 셈인데, 아무래도 서해수호의 날에 정부 인사들이 더 많이 참석하기 때문에 그날 생중계하기로 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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