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식은 삼성증권서만 살 수 있는게 아닌데...

입력 2020.03.26 14:07 | 수정 2020.03.26 14:28

주식시장 개미들 유독 삼성증권으로 몰려
신규고객 한 달만에 10만명, 이례적 폭증

“나만 빼고 다 사고 있다. 어디에서? ○○증권에서”

요즘 한국 증시는 ‘주식으로 대동단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과감한 베팅에 후끈 달아올랐다.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두어 증시 대기자금으로 일컬어지는 투자자 예탁금은 25일 기준 41조원에 육박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도 같은 날 3053만4668개로 연일 신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그런데 개미들의 주식 신규계좌 개설이 유독 삼성증권으로 집중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는 비대면 계좌는 폭발적으로 늘어 최근 한 달 동안 신규 고객 수가 10만명 넘게 증가했다. 대형 증권사가 현금을 살포하는 식의 특별 이벤트를 펼치는 것도 아니면서 한 달 신규 고객이 10만명이나 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작년 1분기(1~3월)에는 월 평균 3만명 꼴이었다. 20~30대에 편중되지 않고, 40~50대를 포함한 전 연령대에서 비교적 고르게 개설되고 있다고 한다.

또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서 지점 창구에서 계좌를 만든 투자자 수도 올 들어 25일까지 1만1000명으로, 작년 한 해 전체 계좌 개설 건수의 절반에 육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증시에는 뉴머니(새돈)가 많이 유입되는데, 주식을 거래해 본 경험이 없다 보니 삼성전자 주식을 삼성증권에서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면서 “대기표 번호가 하루에 많아봤자 40번 정도면 끝나는 점포들도 고객이 몰려 최근엔 100번이 넘게 뽑히는 등 창구 직원들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에 위치해 있는 삼성증권 지점에 붙어 있는 안내문. 지점을 찾는 고객 수가 급증해 업무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씌어져 있다. /안재만씨 페이스북 제공
서울 강북에 위치해 있는 삼성증권 지점에 붙어 있는 안내문. 지점을 찾는 고객 수가 급증해 업무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씌어져 있다. /안재만씨 페이스북 제공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한 달 내에 만들어진 비대면 신규 계좌는 개설 후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50%가 넘어 높은 편”이라면서 “신규 고객의 경우 10명 중 6명꼴로 삼성전자를 매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신규 진입 개미들의 삼성전자 사재기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의미한 통계다.

심각한 위기 때 한국 대표회사인 삼성전자를 믿고 투자하는 것처럼,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증권사 선택에 영향을 줬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주식을 현대차증권에서만 산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삼성증권 신규계좌 쏠림은 위기 때 거래 금융회사를 고를 때도 브랜드 신뢰도나 재무 안정성 등을 중시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오전 한때 4만9300원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였지만 26일 오후에는 4만8650원 안팎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기관은 전부 매도세이지만, 개인들은 60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에 풀려있는 유동성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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