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봉 폭행에 얼차려까지… 인도 경찰, "코로나 막겠다" 외출한 시민들 폭행

입력 2020.03.26 14:47 | 수정 2020.03.26 15:46

인구 13억 인도, 3주간 전국 봉쇄령
“가족들 굶어” 일부 시민들 길에 나와
경찰, 집에 들어가라며 무차별 폭행
“식료품은 배달시키라면서 배달원은 구금”

인구 13억 명의 인도에 전국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인도 전역의 길거리에서 경찰이 시민들에게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사진과 영상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봉쇄령을 어기고 거리에 나온 이들에게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고 얼차려를 주는 모습이 담겼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가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인도 경찰이 시민 수명에게 '앉았다 일어나기'나 '팔 굽혀 펴기'를 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경찰 곤봉이나 몽둥이로 시민의 엉덩이를 때리거나 오토바이 운전자를 폭행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인도에 전국 봉쇄령이 내려진 25일, 뉴델리에서 경찰이 식료품을 든 한 남성에게 곤봉을 휘두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인도에 전국 봉쇄령이 내려진 25일, 뉴델리에서 경찰이 식료품을 든 한 남성에게 곤봉을 휘두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인도 경찰들이 거리에 나온 시민들에게 기합을 주고 있다. 앉았다 일어서기를 지시하는 장면(왼쪽)과 팔 굽혀 펴기를 시키는 모습./로이터 트위터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인도 경찰들이 거리에 나온 시민들에게 기합을 주고 있다. 앉았다 일어서기를 지시하는 장면(왼쪽)과 팔 굽혀 펴기를 시키는 모습./로이터 트위터
앞서 인도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 조짐을 보이자 지난 24일(현지 시각) 3주간의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25일 0시를 기점으로 21일 동안 집에서 나오는 것을 금지한다. 모든 마을과 상업 시설, 공장을 봉쇄하겠다”며 “이 21일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이 나라와 가정은 21년 전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했다.

봉쇄가 시작되기 불과 4시간 전에 나온 발표에 인도는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일자리를 잃은 일용직 근로자와 건설 인부 등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일감을 찾아 나선 한 인력거꾼은 로이터에 “일하지 않으면 네 명의 아이를 먹여 살릴 수 없어 봉쇄령에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인도에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시민들이 길에 나왔다는 이유로 경찰로부터 얼차려를 받고 있다./AP 연합뉴스
25일 인도에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시민들이 길에 나왔다는 이유로 경찰로부터 얼차려를 받고 있다./AP 연합뉴스

25일 인도 콜카타의 사복 경찰(오른쪽)이 봉쇄령을 어기고 집 밖에 나온 시민을 곤봉으로 때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5일 인도 콜카타의 사복 경찰(오른쪽)이 봉쇄령을 어기고 집 밖에 나온 시민을 곤봉으로 때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인도 순찰대가 봉쇄를 실시한다는 명분 아래 무분별한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대다수의 상업 시설과 대중교통을 폐쇄하면서, 최소한의 보건 서비스와 식품점은 열어두라고 예외를 뒀다. 정부의 이런 방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길거리에 나오기만 하면 경찰이 “폐쇄 규정을 위반했다”며 무차별적으로 폭행한다는 증언이 나온다. 인도 내 최대 음식배달업체 중 하나인 조마토의 가우라브 굽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정부가 식료품 배달은 허용했는데도 배달원 중 일부가 구금됐다”고 했다.

26일까지 인도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는 606명, 사망자는 10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코로나 진단 검사를 매우 제한적으로 해왔다는 점에서 실제 감염자 수는 보고된 수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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