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팔겠다" 文정부 1호 선언 금융위장, 아직 집 안 판 이유는

입력 2020.03.26 11:58 | 수정 2020.03.26 14:15

작년 12월 "세종 아파트 팔겠다" 했지만 3개월 넘게 안 팔아
"시세보다 5000만원 낮게 불러도 전화 한 통 없어" 해명

은성수(오른쪽) 금융위원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은성수(오른쪽) 금융위원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 가운데 “나부터 집 한 채 빼곤 팔겠다”고 최초로 선언한 사람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다.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 등을 총괄하는 금융 사령탑으로, ‘초강력 대출 규제’가 담긴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다주택자에서 벗아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집 팔겠다고 밝힌지 3개월 넘게 지난 현재, 은 위원장은 여전히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정부공직자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 공개’에 따르면, 은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84.87㎡)와 세종 도담동 아파트(84.96㎡) 등 주택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각각 9억2800만원, 2억900만원 상당이다.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상가 건물(근린생활시설) 지분도 보유 중이다.

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집 한 채를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전날 12월 16일 문재인 정부의 18번째 부동산 대책(12·16 대책)이 발표됐고, 같은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수도권이나 투기지역 등에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은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한 뒤, 고위 공직자가 주택 매각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첫 사례였다.

은 위원장은 당시 ‘주택을 두 채 보유 중인데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전날(작년 12월 16일) 오후 5시쯤 세입자에게 (세종시 아파트를 팔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기획재정부 근무 시절에) 거기서 일할 생각으로 샀었는데, 어차피 서울에서 살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지침’이 나오자 마자 매각 절차를 진행했다는 것으로, 발 빠르게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 위원장은 실제 기자 간담회 직후 세종시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 그런데도 아직 3개월 넘게 안 팔린 것이다. 이를 놓고 “매매 가격을 너무 높게 부른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 위원장이 매각 의사를 밝힌 세종시 아파트 단지에서는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23건 매매 거래가 나왔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시세보다 5000만원 가량 낮게 매매가격을 올렸다”면서 “그런데도 (매물 등록 후) 전화를 한 통도 못 받았다”고 했다. 그는 “해당 아파트가 1층에 있고, 이미 전세 세입자가 있어 당장 입주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잘 안 팔리고 있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