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검사도 '부익부 빈익빈'?

입력 2020.03.26 11:12

미국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진단 키트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유명인, 부자들은 검사에 특혜를 받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진단 키트 부족 사태가 빈부(貧富) 갈등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사 DCVC는 지난 24일 투자자들에게 ‘코로나 특별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메일을 보냈다가 역풍을 맞고 사과했다. DCVC가 보낸 메일에는 ‘만약 코로나 증상이 있는데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빨리 연락해라. 우리가 투자사 한 곳과 특별한 관계(unique relationship)를 맺고 있는 만큼 진단 키트를 신속히 배송해주고 결과도 1~3일 안에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회사는 코로나 진단 키트를 만드는 카본 헬스(Carbon Health)라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실리콘밸리 유명 테크평론가 마이클 애링턴은 트위터에 메일 내용을 공개하며 “당신이 누구이고, 또 누구를 아느냐에 따라 즉각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싫다”고 비판했다.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사 DCVC의 코로나 검사 제안을 비판한 마이클 애링턴 테크크런치 창업자의 트위터 글./트위터 캡처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사 DCVC의 코로나 검사 제안을 비판한 마이클 애링턴 테크크런치 창업자의 트위터 글./트위터 캡처

논란이 일자 DCVC는 “투자자들에게 먼저 검사받을 수 있는 특혜를 주려는게 아니었는데 만약 메일 내용을 오해했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몇 시간밖에 못자고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메일을 보내 메시지가 불완전하게 전달됐다”며 “‘특별한 관계’라는 표현을 쓴 것은 단지 과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미 IT매체 리코드에 해명했다.

그럼에도 미국인들 중에는 ‘부익부 빈익빈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뉴욕주, 워싱턴주 등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는 지역에서는 관련 증상이 있어도 제때 검사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시즌이 중단된 미 프로농구(NBA)의 경우, 증상이 없는 선수들도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상원의원 중 처음으로 양성 반응이 나타난 랜드 폴 공화당 의원도 아무런 증상이 없었는데도 검사를 받아 ‘정치인 특혜’라는 비판을 듣고있다. 폴 의원 측은 “증상은 없었지만 광범위한 방문 일정과 행사들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는 차원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여론이 악화되며 정치인들도 조심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다 사퇴한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남편이 현재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 하지만 본인은 검사를 받지 않고있다. 클로버샤는 “남편과 지난 2주간 다른 지역에 떨어져 있었고, 14일간의 잠복기가 지나 의사로부터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현재 진단 키트가 부족한 상황이고 나는 코로나 검사를 받을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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