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의 'ㅂ', 귀엽다의 'ㄱ'… BTS, 한글 선생님 됐네

조선일보
입력 2020.03.26 03:49

[조선일보 100년 기획 - 말모이 100년,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

빅히트표 한국어 교육 콘텐츠 '런 코리안 위드 BTS' 무료 공개
멤버 영상 보며 한글 자음 배워… 유튜브로 세계 각지서 한글 공부
팬들이 만든 '아민정음'도 인기 "자막 없이 볼 수 있어야 진짜 팬"

방탄소년단 : "안녕하세요! 방탄소년단 귀염둥이 진입니다."

자막 : "(자기소개 할 때 이름 앞에) 자신의 애칭과 함께 (넣어주세요)."

방탄소년단(BTS)이 한글 선생님이 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K팝 팬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 콘텐츠 '런 코리안 위드 BTS'를 지난 24일 자체 소통 앱 '위버스'에 공개했다. 이 콘텐츠는 그동안 방송된 '달려라 방탄' '방탄밤'과 'BTS 에피소드' 등을 재구성해 만든 3분 내외 동영상이다. 멤버들이 자주 쓰는 표현을 반복해서 보여줘 한글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각 영상엔 한국어·영어·일본어·스페인어 자막이 제공된다.

방탄소년단이 “달려라 방탄”을 외치며 맨 앞글자 자음이 한글의 세 번째 자음 ‘ㄷ’임을 가르쳐주는 장면. 아래 화면은 멤버 ‘뷔’가 한국어 인사말 “오랜만입니다”를 가르쳐 주는 장면이다.
방탄소년단이 “달려라 방탄”을 외치며 맨 앞글자 자음이 한글의 세 번째 자음 ‘ㄷ’임을 가르쳐주는 장면. 아래 화면은 멤버 ‘뷔’가 한국어 인사말 “오랜만입니다”를 가르쳐 주는 장면이다. /런 코리안 위드 BTS

이날 공개된 영상은 총 3건. 첫 영상은 'BTS ㄱ to ㅎ'으로, 한국어 자음 배우기다. 멤버 제이홉이 "가자"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오면 '가'의 'ㄱ'이 굵게 표시되며 한글 자음 'ㄱ'임을 가르쳐주는 식이다. 'ㄴ'은 정국이 "노래 들을까요. 우리?"라고 하는 영상이 나오면서 '노래'의 'ㄴ'을 가르쳐준다. 'ㅂ'은 '방탄소년단' 맨 앞글자에 있는 자음이다.

2회는 자기소개 수업. BTS가 데뷔 후 수만 번 외친 "안녕하세요. 방탄소년단입니다"를 활용했다. 멤버들이 자기소개 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자막으로 멤버 이름 대신 자기 이름을 넣고, 그 앞에 '귀여운' '섹시한' 등 원하는 수식어를 붙이면 된다고 일러준다.

3회는 인사말. 멤버 지민이 "잘 지내셨나요?"라고 말하면 그 뜻이 영어 자막(How have you been?)으로 깔린다. 일본어·스페인어 자막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 외 "오랜만이에요", "수고하셨습니다" 등을 각국 언어로 가르쳐준다.

빅히트는 이 영상을 한국외국어대학교 허용 교수, 한국어콘텐츠연구소 연구진과 함께 개발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 밤 9시 한 편씩 총 30회 위버스를 통해 무료 공개할 예정이다. 빅히트는 "최근 K팝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인기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기획했다"며 "전 세계 팬들이 가수들 음악에 더 깊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미 유튜브에서는 K팝 팬들의 한글 배우기가 유행이다. 과거 한국에서 유행한 '팝송으로 영어 배우기'처럼 BTS 노래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가사를 활용하거나, BTS가 출연한 미국 토크쇼 등을 영어 자막과 함께 보며 한글을 익히는 것이다.

BTS가 많이 쓰지만 영어 번역으로는 느낌이 살지 않는 한국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어 공부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탕진잼(tangjinjaem·소소하게 낭비하는 재미)'과 '썸타다(Sseomtada·연애 직전 관계)' 등이 있다. 웃음소리를 표현한 의성어도 영어식 'lol'보다 한글식 'ㅋㅋ'를 쓰는 것이 K팝 팬들의 규칙. 이를 '아민정음'이라고도 부른다. 한 BTS 팬은 "멤버 '뷔'에게 한글로 팬레터를 쓰기 위해 공부한다"며 "자막 없이 BTS 방송을 보고 한글로 댓글 남기는 것이 진정한 아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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