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로 거래해도 흔적 남는다, 돈보낸 n번방 회원 역추적

입력 2020.03.26 03:06

4대 거래소는 실명 확인 가능

성(性)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씨에게 이른바 '입장료'로 암호화폐를 지불한 가입자를 찾기 위해 경찰이 국내 4대 암호화폐거래소에 '수사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조씨가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자 지갑(은행의 계좌에 해당)을 확보한 뒤, 이곳으로 암호화폐를 보낸 이용자의 신원을 추적한다는 것이다. 4대 암호화폐거래소는 모두 전자지갑을 만들 때 실명(實名) 확인을 하고 있다. 경찰이 암호화폐 거래 내역 추적에 성공한다면 성 착취물 이용자 확인이 가능해진다.

25일 복수의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등은 지난 13일 경찰에서 '수사 협조 요청'의 공문을 받았다. 빗썸 고위 관계자는 "사건 연루 가능성이 있는 7개의 전자 지갑 주소를 받아, 비트코인, 이더리움, 모네로 등 3개 암호화폐의 거래 흐름과 내역을 확인하고 있다"며 "확보된 자료는 법률에 따라 경찰에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경찰이 최근 암호화폐 구매대행 업체인 베스트코인을 압수수색해 박사방 관련 거래 내역의 상당수를 확보한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는 익명성이라는 특성 탓에 범죄에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4대 암호화폐거래소에선 아니다. 암호화폐를 거래하려면 실명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호화폐 업계에선 "조씨가 실명 확인을 하지 않는 암호화폐거래소를 골라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일했던 전(前) 직원은 "범죄자들은 보통 암호화폐거래소가 아니라 장외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사고판다"며 "이런 곳에서는 현물로 거래하기 때문에 추적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 경우 조주빈이나 공범에게서 고객 장부 같은 증거를 찾지 못하면 수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특정하긴 힘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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