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조사 은폐 없었다, 음모론 주장은 파렴치"

조선일보
입력 2020.03.26 03:00

[천안함 10주기]

김태영 당시 국방장관
"야간에 기습공격으로 함정 침몰… 경위 파악·증거 확보 오래 걸려"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
/조인원 기자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장관이었던 김태영〈사진〉 전 국방부 장관은 25일 "천안함 사건 조사 과정에서 은폐는 없었다"며 "여전히 음모론을 주장하는 건 '거짓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파렴치성'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공격한 것이었다면 사건의 전말을 조리 있게 밝힐 수 있었겠지만, 야간에 북한군의 기습적 공격으로 함정 자체가 침몰한 상황에서 증거를 확보하고 경위를 하나씩 밝히느라 긴 시간이 소요된 것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당시 우리 군과 우방국 전문가들이 국제 조사단을 구성해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도발임을 세계에 공인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해 5월15일 아침 북한군 어뢰의 뒷부분 추진체를 건져 올려 천안함 폭침이 북한군 소행이라는 증거를 확보한 일도 뇌리에 남는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당시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이와 같이 철저하게 조사된 결과를 끊임없이 음모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을 전하며 거짓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일부 국민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천안함 폭침 이후 '서북도서 방위사령부'가 창설되는 등 군이 개선 노력을 한 점은 인정했지만, 9·19 군사합의로 서해평화수역 등을 설정한 건 잘못됐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적대 국가의 군사 충돌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한 '군비 통제'를 실시하려면 상호 신뢰 구축이 우선이고, 이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군비 통제를 검증해야 한다"며 "하지만 9·19 군사합의는 절차와 단계가 무시된 뒤죽박죽 엉터리 합의이며 우리의 국방 태세만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군이 핵전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미사일 능력도 제한된 반면, 북한은 핵·미사일 전력을 완성한 것으로 봤을 때 지난 10년 동안 북한의 위협은 심각하게 확장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6·25 전쟁 발발 70주년으로, 미군을 주 전력으로 하는 유엔군의 창설과 개입으로 대한민국이 소멸될 위기를 극복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일반 국민이 맹목적으로 '평화' '자주' '통일'을 희구하고, 국가의 미래보다는 차기 선거에서의 승리만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은 여기에 부합하려 노력하는데 이는 우리의 지정학적 현실을 무시하는 행위로 새로운 비극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안보 문제는 여야가 없어야 하며 군대는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중국과 북한 등 적에 대한 평가는 상대방의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천안함 전사 장병들과 세월호 사망 민간인들이 비교되는 것에 대해서는 "천안함 장병들은 국가 보훈 관련 법령에 의해 예우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세월호 침몰 사고 민간인들과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며 "세월호 침몰 사고로 어린 학생들을 포함해 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것에 애도를 표하는 건 당연하지만, 이렇게 길게 이슈를 끌고 가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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