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사드 기지 무단침입… 대법원, 무죄 원심 뒤집었다

조선일보
입력 2020.03.26 03:00 | 수정 2020.03.26 08:16

"철조망 설치해 외부침입 경계… 골프장 아닌 건조물로 봐야"

대법원이 최근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기지에 무단 침입한 시민단체 회원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지난 12일 사드 기지에 침입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37)씨 등 시민단체 회원 3명, 인터넷 매체 기자 곽모(43)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김씨 등은 지난 2017년 9월 오후 성주 사드 기지의 외곽 철조망을 통과해 내부로 들어갔다. 이들은 '미국, 사드 갖고 떠나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전쟁을 부르는 사드' 등의 구호를 수차례 외쳤다. 곽씨는 기지 내부 시설을 카메라로 촬영한 뒤 "사드 부대 장갑차가 보인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영상을 실시간 중계했다. 이들은 기지 내부 1㎞ 안까지 진입했다가 제지당했다.

1심은 "일반인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장소"라며 건조물 침입죄를 적용해 이들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무죄로 판단했다. 사드 기지가 건물 형태가 아닌 골프장 부지에 마련돼 이를 '건조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2심 재판부는 "이들에겐 건조물 침입죄가 아닌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시는 물론 지금도 성주 기지는 사드가 임시 배치된 상태여서 '군사시설'로 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환경영향평가 지시로 배치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미 군 당국 내부에선 "2심 판결대로면 또다시 추가 침입이 이뤄져도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라는 우려가 나왔었다. 현재도 사드 반대 단체들의 시위로 정식 배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군 당국이 (사드 기지로부터)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었다"며 건조물 침입죄를 인정했다. 사드 기지 경계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외부 침입을 경계를 통해 막은 만큼 사드 기지를 건조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과 합참은 사드 발사대 및 기지 내부 운용 현황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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