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지웠는데 증거 남나요?" 벌벌 떠는 n번방 회원들

입력 2020.03.26 03:00

'꼼수 감형' 방법 공유 카페 몰려

"170만원어치 가상 화폐를 잘못 보냈는데, 해당 계좌가 텔레그램 'n번방' 관련 계좌인 것 같아요. 문제가 될까요?" "n번방 실수로 들어갔었고, 영상을 한 번 저장했지만 지금은 지웠는데 그래도 증거가 남나요?"(네이버 지식인)

여성을 상대로 한 성(性) 착취 사진·영상을 공유해온 'n번방'이나 '박사방' 등 텔레그램 채팅방 회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검찰과 경찰이 해당 채팅방 운영자뿐만 아니라 채팅방 가입자 전원을 엄벌하겠다고 밝히자 벌벌 떨고 있는 것이다.

해당 채팅방을 이용하던 회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포털 사이트나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n번방에 실수로 들어갔다'며 자신이 처벌 대상인지,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 될지 묻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몰카·성폭행 등으로 입건된 피의자들이 서로의 경험과 '꼼수 감형' 방법을 공유하는 한 인터넷 카페는 1만7000여명 선이던 회원 수가 25일 기준 2만명까지 늘었다. 이 카페에도 'n번방 회원이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채팅방 회원 중에는 공무원까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수사가 진행될수록 뜻밖의 인물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박사방' 운영진으로 활동하다 검거된 조주빈(25) 등 14명 중에는 경남 거제시의 8급 공무원 천모(29)씨가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천씨는 지난 1월 구속됐다.

일부 네티즌은 채팅방 회원들을 자체적으로 색출하기도 한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이용해 'n번방 접속 기록을 삭제해 드립니다'와 같은 익명 대화방을 만들어 관련자들을 유인한다. 네티즌 수사대는 이런 '함정'에 걸려든 참여자의 신상 정보를 'n번방 회원'이라는 딱지를 붙여 인스타그램·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유포한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방 등 채팅방은 실수로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해당 채팅방에 입장하기 위해선 운영진에게 입장료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입장료는 가상 화폐로만 낼 수 있어 가입자는 가상 화폐 계좌도 따로 개설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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