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마스크의 힘

입력 2020.03.26 03:18

미국 미시간대에서 벌인 실험이다. 독감 돌던 시기에 기숙사서 지내는 대학생 1437명을 대상으로 마스크와 손 씻기 효과를 조사했다. 기숙사 세 동을 무작위로 나눠서, 첫째 동은 마스크 쓰기, 둘째 동은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셋째 동은 아무것도 안 하기를 시켰다. 6주를 평소처럼 지내게 하고 그사이 발열·기침 등 독감 증상 발생에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봤다. 그 결과,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같이 했을 때 다른 그룹보다 독감이 35% 줄었다.

▶홍콩 공중보건대 연구진이 한 실험도 흥미롭다. 독감 진단을 받은 407명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간호사가 환자 집을 찾아가 첫째 그룹에 손 씻기를 잘하라 했고, 둘째는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셋째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했다. 7일 후 가족 내 전염 여부를 봤다. 전체 가족 인원 8%에게 독감 추가 전파가 있었는데, 이 역시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를 같이 한 집에서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여럿이 지내는 공간에서는 두 가지를 같이 해야 확실히 독감 전파를 줄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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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환자는 기침 한 번에 바이러스를 약 10만 마리 뿜는다고 한다. 재채기를 하면 200만 마리가 방출된다. 이걸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 마스크다. 바이러스 자체는 직경이 0.1㎛(마이크로미터)여서 마스크로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침방울(5㎛)에 묻어 나가기 때문에 웬만한 마스크에 걸린다. 침방울이 직접 내 얼굴로 날아와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오진 못한다.

▶대구 사람인 걸 감추고 서울백병원에 입원했다가 뒤늦게 코로나를 확진받은 할머니가 엿새 입원하는 동안 접촉한 의료진과 주변 환자 250명에게 추가 감염이 한 건도 없었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마스크를 쓴 덕이다. 할머니는 위 내시경을 받았는데, 시술 과정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퍼지는 에어로졸이 튄다. 내시경 의료진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바이러스 입자도 차단하는 N95 마스크를 썼기에 전염을 막을 수 있었다.

▶통상 2~3월에는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데 이번엔 씨가 말랐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와 손 씻기를 챙긴 덕이다. 마스크는 특히 발열·기침 증상이 있을 때, 유증상자와 지낼 때 꼭 써야 한다. 너와 나를 위한 에티켓이다. 여러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경우, 붐비는 버스나 지하철처럼 1~2미터 내에 여럿이 있을 때, 밀폐된 공간에서 다중이 같이 있어야 할 때에도 마스크가 필요하다. 답답해야 잘 낀 거고, 그래야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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