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들면 돈 안준다? 부천만 빼겠다는 이재명

입력 2020.03.25 21:11 | 수정 2020.03.26 01:34

"도민 모두 10만원 지원" 발표후 선별지원 요구한 부천시는 제외
"지원금 갖고 줄세우기" 비판

이재명 경기지사가 1326만 전체 도민에게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발표했으나 경기 부천시장이 이견을 표명하자 "부천시민은 빼고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 대응을 위한 보편적 지원'이라는 본인의 주장을 스스로 부정한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다. 또 단체장 개인의 소신 발언을 빌미로 주민 전체를 지급 대상에서 배제하겠다며 엄포를 놓는 것은 정치 보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기도는 선별 지원을 요구하는 기초단체에 대해서는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 주민들에게 할당됐던 재원을 재난소득 지급에 적극적인 지자체에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뜻에 거스르면 지원을 배제하고, 이 지사를 따르면 액수를 늘리는 '줄 세우기' 정책인 것이다.

경기도가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내세운 이유는 장덕천 부천시장이 개인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지난 24일 오전 11시 경기도 모든 주민에게 지역화폐로 1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후 1시 19분쯤 장덕천(더불어민주당) 부천시장은 '기본소득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제목으로 "87만 부천시민에게 870억원을 주기보다 소상공인 2만여곳에 400만원씩 주는 것이 낫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선별 지원이 필요한 이유로 "위생용품·보건·배달음식점 등은 호황이나 항공·여행·숙박·음식점업 등과 도소매업·의류업·교육서비스·여가 관련 사업 등의 매출은 바닥"이라고 설명했다.

장 시장의 글이 알려지자 경기도 측에서 "부천은 기본소득 지원에서 제외하겠다"고 나섰다. 경기도 관계자는 "전액 도비로 마련한 재원으로 도민 모두에게 지급하겠다는 것인데 기초단체장이 반대한다면 굳이 지원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이 알려지자 장 시장은 25일 오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10만원 지원안이 만장일치로 의결됐으니 더 이상의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천시는 빠른 지급, 효과가 최대화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지사의 발표에 이어 도내 기초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추가 지급에 나서고 있다. 이날 여주시(인구 11만명)는 10만원, 광명시(인구 31만명)는 5만원을 독자적으로 마련해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천시(인구 21만명)는 이보다 많은 15만원 지급 방침을 26일 발표할 예정이다.

재정 여건에 따라 지급 여부나 규모를 두고 자치단체별로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형평성 논란, 눈치 보기도 잇따를 전망이다. 인구 100만이 넘는 경기도의 한 기초단체 시장은 "10만원씩 주려면 1000억원 넘게 필요한데 가용재원이 부족해 꿈도 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지난 21~23일 전국 기초단체장 226명(177명이 응답)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7.2%가 긴급재정지원은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