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감염자 2만4873명 세계 5위인데, 사망자는 94명뿐… 독일의 비결은?

입력 2020.03.24 03:11 | 수정 2020.03.24 11:12

감염자 평균 연령 47세로 젊은 편
인공호흡기 등 의료시설도 넉넉
"獨은 아직 초기… 안심해선 안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사망자가 중국의 2배가 된 유럽에서 유독 독일의 사망자는 적다. 22일(현지 시각)까지 독일의 감염자는 2만4873명으로 세계에서 다섯째, 유럽에서 셋째로 많다. 그런데 독일 내 사망자는 94명이다. 숨진 사람이 이탈리아 5476명, 스페인 1772명, 프랑스 674명인 것과 비교하면 놀랄 만큼 적은 숫자다. 독일의 감염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0.38%로 세계 평균치(4.4%)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왜 그런 것일까.

우선 독일 환자들이 젊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로 지목된다. 일간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감염자 평균 연령이 독일은 47세, 이탈리아는 63세라고 보도했다. 고령자가 집중적으로 감염되는 이탈리아와 젊은이들이 감염되는 독일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독일에서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도 독일 내 감염자의 70%가 20세에서 50세 사이라고 분석했다. 독일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1%로, 이탈리아(23%)보다 고령자 비율 자체도 낮다. 또 독일은 노인복지시설 위생 상태나 시설 수준이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나은 편이란 말도 나온다.

지리적인 관점의 원인 분석도 있다. 이탈리아가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번지면서 정부가 손을 쓰지 못한 것과 달리 독일에서는 국지적으로 여러 지역에 환자가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지역사회별로 대응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주간지 슈피겔은 "특정 지역에 환자가 쏠리는 현상이 벌어지지 않으면서 거의 모든 지역이 아직까지는 중환자를 전부 감당하고 있다"고 했다.

독일에선 코로나 의심 증상으로 사망한 사람에게서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 감염 여부를 밝히지 않기 때문에 사망자 숫자가 적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중환자를 살릴 수 있는 의료 장비를 유럽에서 가장 잘 갖추고 있어 사망률이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생사(生死)를 가르는 인공호흡기 숫자에서 독일은 다른 나라들을 압도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독일은 전국에 중환자용 병상을 2만8000개 갖추고 있으며, 그중 2만5000병상에 인공호흡기를 구비하고 있다. 프랑스가 중환자용 병상을 1만2400개 갖고 있고, 그중 약 5000병상에만 인공호흡기를 갖춘 것과 비교해 훨씬 앞서 있다. 인명 피해가 집중된 이탈리아는 인공호흡기 약 3000개로 전 국민이 버티고 있다. 인구 1000명당 병상 숫자(OECD 2017년)도 독일은 8개로 프랑스(6개), 이탈리아(3.2개), 스페인(3개), 영국(2.5개)을 압도한다.

하지만 독일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슈피겔은 "독일보다 먼저 바이러스가 퍼진 이탈리아에서 감염 후 3~4주간 사투를 벌인 사람들이 최근 숨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독일 내 감염자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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