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막는 '소독의 기술'… 닦고 끓이고 햇볕 쬐고 우리집은 안전지대

조선일보
입력 2020.03.21 03:00

[아무튼, 주말]
전문가가 알려주는 효과적 소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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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집 안을 아름답게 꾸며도 바이러스와 함께 동거할 수는 없는 법. ‘코로나 사태’로 올봄은 인테리어만큼이나 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다. ② 방역 전문가가 주방 싱크대를 스팀 소독하고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매년 이맘때면 집마다 겨우내 묵은 먼지 털어내고 봄맞이 인테리어를 했다. 올봄엔 우한 코로나 사태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 '자발적 격리' 실천으로 인테리어보다 집 안 '소독'이 화두다. 전 국민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중. 시국을 반영하듯 인터넷엔 천차만별 소독법이 등장하고 있다. 손을 잘 닦는 것만큼이나 집을 잘 닦는 것도 중요하다. 집 공간별 소독법부터 올바른 소독제 사용법까지, 전문가들이 나섰다. 봄철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세균으로부터 우리 집 청정 공간 지키는 소독의 기술!

가정에선 차아염소산나트륨 희석액

③ 욕실 세면대는 유막제거제로 닦은 후 뜨거운 물과 소독제로 닦는다. ④ 외출 후 소독제는 현관에서 사용한다. ⑤ 주방 식기는 열탕 소독해 완전히 건조한다. ⑥ 손과 입이 많이 닿는 장난감도 소독 대상이다.
③ 욕실 세면대는 유막제거제로 닦은 후 뜨거운 물과 소독제로 닦는다. ④ 외출 후 소독제는 현관에서 사용한다. ⑤ 주방 식기는 열탕 소독해 완전히 건조한다. ⑥ 손과 입이 많이 닿는 장난감도 소독 대상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정채림
함민욱(10)·소율(8)·예린(2) 세 남매를 키우는 요리 전문가 김해진(35·경기도 남양주 다산동)씨는 우한 코로나 사태에 두문불출하며 집 안을 치우고 닦는다. 김씨는 "어린 자녀가 있다 보니 집 안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요즘처럼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시기엔 더욱 민감해진다"고 했다. 매일 소독제를 이용해 닦아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과 전쟁하기는 쉽지 않은 법. 아직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이 신종 바이러스는 뚜렷하게 검증된 표적 소독법도 없다. 홍원수(64) 한국방역협회장은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고전적 살균 소독법을 따르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라며 "전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손 씻기 캠페인을 하는 것처럼 바이러스를 차단하거나 줄일 수 있도록 집 안 곳곳을 소독하는 것도 감염 확산 방지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일반 가정에선 수건에 소독제를 묻혀 구석구석 닦을 것을 권한다. 홍 회장을 비롯해 소독을 담당하는 홈케어 전문가들은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을 가성비 좋은 살균 소독제로 꼽았다. 일반적으로 광범위한 방역에도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을 1대49~50으로 물에 희석한 소독제를 쓴다. 이 소독제는 미생물, 바이러스나 세균의 세포질 성분과 상호작용을 통해 대사작용을 방해해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죽인다.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를 분해, 사멸시켜 감염력을 떨어뜨리는 원리다.

이름이 생소할 뿐 가정에서 욕실 등 청소 시 종종 쓰는 '락스'의 주성분이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이다. WHO(세계보건기구)와 질병관리본부도 차아염소산나트륨을 희석해 소독하면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차아염소산나트륨 원액은 피부 접촉 시 통증, 수포, 화상을 유발할 수 있고 흡입 시 인후통, 기침, 폐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비율로 희석하는 게 관건이다. 서덕송(34) 유한크로락스 연구원은 "락스를 소독제로 활용할 땐 락스와 물 비율을 1대50으로 희석해 쓰는 것을 권장한다"며 "가족 중 코로나 확진자가 있을 경우 물 1L에 락스 20㎖를, 일반 가정에선 1L에 락스 10㎖를 희석해 청소용 소독제로 쓰면 된다"고 설명했다.

계량컵이 없을 땐 락스 뚜껑을 활용하면 쉽다. 뚜껑 가득 용액을 채울 경우 10㎖ 용량이다. 서 연구원은 "희석한 소독제를 분무기에 넣어 뿌릴 경우 성분이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립자)화할 수 있고, 부주의하게 뿌리다 안구 점막이나 연약한 피부 등에 직접 닿으면 자극이 될 수 있다. 분무 대신 고무장갑을 끼고 헝겊에 소독제를 묻혀 닦아내는 게 안전하다"고 했다. 소독 시 마스크를 끼고 고무장갑을 착용하는 건 기본, 환기는 필수다. 소독제를 다량 사용했을 땐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 소독시 발생하는 특유의 냄새는 락스가 세균등과 살균작용 하거나 유기물과 반응할때 발생하는 것이다. 주의 사항도 있다. 스테인리스나 알루미늄 등 금속을 부식시킬 수 있다. 금속 표면을 소독할 땐 락스 대신 70% 알코올로 소독하길 권장한다.

홍 회장도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바이러스가 검출된 장소에 분사 소독이나 연무 소독을 하는 것은 바이러스와 초 단위 사투를 벌이는 곳이라 최대한 빠른 소독을 위한 것"이라며 "일반 가정에선 분무기로 뿌리기보다 소독제로 구석구석 닦아내길 권장한다"고 했다. 단 원액을 희석해서 만든 소독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소독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소독 후 남은 소독제는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이 밖의 소독제 선택은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 승인 제품을 참고하면 된다. 한국방역협회 홈페이지 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거실·주방·욕실·침실 등 소독법 달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소독 시작 전 거추장스럽더라도 반드시 마스크와 장갑을 낀다. 청소와 소독을 하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소독제가 묻은 손으로 얼굴과 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독할 땐 집 안 공간별 소독 방법을 따른다.

거실은 온 가족이 모이거나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 특성상 소독 우선순위에 둬야 할 곳이다. 마른 수건에 소독제를 적당량 묻히거나 마른 수건을 소독제에 푹 담가 빤 다음 축축한 상태에서 닦는다.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는 소독 공식이 있다면 '손이 자주 닿는 곳부터 닦기'다. 각 방문 손잡이는 기본, 인터폰이나 전화기, TV 리모컨, 스위치, 책상, 의자, 키보드, 마우스, 블라인드, 창문, 벽 등은 손이 많이 닿지만 놓치기 쉬운 것이다.

바닥뿐 아니라 거실 가구도 소독제로 닦는다. 가죽 소파 등 소재에 따라 손상이 염려되는 것은 락스나 에탄올 희석액보다 살균 효과가 있는 소독 겸용 전용 클리너를 사용한다. 현관 바닥도 쉽게 오염되는 곳 중 하나다. 특히 신발 밑창은 보이지 않는 세균이 가득하다. 분무기를 신발 가까이 대고 소독제를 뿌린 뒤 말린다.

김현규(25) 한샘홈케어 케어마스터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열에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소독제를 묻혀 바닥을 일일이 닦아내기 어렵다면 뜨거운 열로 살균하는 스팀 청소기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스팀 청소기가 없다면 임시방편으로 뜨거운 물수건을 활용해볼 만하다. '요정 식탁'으로 유명한 푸드·살림 블로거 정채림(28)씨는 "지퍼백에 젖은 수건을 담아 지퍼백 입구를 연 채 전자레인지에 1~2분 돌리면 뜨거운 스팀용 걸레가 만들어진다"며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용 밀대에 걸레를 끼워 고온 상태에서 빠르게 닦아내는 것으로 어느 정도 고온 소독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화상에 주의해야 하고 한 번 사용한 걸레는 삶아서 같은 방법으로 재사용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일회용 수건을 사용한다. 정씨는 "식초를 살짝 뿌려 닦으면 살균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수저, 그릇 등 식기류는 열탕 소독을 추천했다. 유리병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깨지기 쉬우므로 찬물에 유리병을 넣고 끓이기 시작해 팔팔 끓는 물에 5분 정도 충분히 담가 열탕 소독 후 건져낸다. 남은 물기를 행주로 닦으면 오염될 수 있으니 건조대를 이용해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다. 스테인리스 칼이나 수저는 열탕 소독 후 말리지 않은 채 칼집이나 수저통에 넣으면 다시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완전 건조한 후 보관하거나 사용한다. 수세미와 행주는 음식물 찌꺼기가 직접 닿는 것이라 자칫 '세균 배양실'이 될 수 있다. 열에 강한 소재는 자주 삶아 쓰고 소독이 어려운 경우 최소 3~4주에 한 번씩은 교체한다.

주방에선 배수구와 후드를 주목해야 한다. 김현규 케어마스터는 "후드는 조리 시 발생하는 냄새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쌓이기 쉬워 공기 중 떠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러붙어 있다가 조리 시 열이 가해지면서 음식에 떨어질 수 있다"며 "후드 오염부를 주방 전용 소독제로 깨끗하게 닦아내고 후드 필터 청소로 어느 정도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케어마스터는 "욕실 세면대는 유막(기름막)이 형성되면서 때가 끼게 되고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면서 "유막 제거제로 닦은 다음 뜨거운 물을 뿌려가며 세제나 소독제로 닦으면 더욱 말끔해진다"고 설명했다. 육안으로 깨끗하게 닦이는 것처럼 보이는 '스펀지'형 클리너는 세면대 등 도기 표면의 코팅을 벗겨 내는 연마제 성분이 있는 것이 많아 욕실 청소 시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침구류는 집먼지진드기와 미세 먼지를 제거하는 게 우선이다. 침구류 전문 청소기가 없다면 살균 세탁 후 고온 건조가 답이다. 가능한 환경이면 햇빛에 바짝 말린다. 요즘처럼 바이러스에 민감한 시기엔 세탁기 청소도 필수다. 세탁 후 남은 찌꺼기나 세균이 세탁조에 남아있다가 2차 오염이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김 케어마스터는 "세탁조 클리닝 세제는 자칫 세탁조를 씻는 과정에서 나온 오염물이 세탁조 하부에 들러붙어 2차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차라리 일주일에 한 번 빈 세탁기 통을 작동하고 세탁기 뚜껑과 세제 통을 열어 습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낫단다.

날씨가 풀리며 바이러스와 함께 해충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할 시기. 해충 방역도 체크해봐야 한다. 많은 가정에서 소독과 환기를 하며 문을 활짝 열어 놓는데 환기 시 방충망을 치고 환기하도록 한다. 찢어진 곳이 있다면 반드시 보수한다. 세스코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겨울이 짧아 새로운 개체들이 출현하고 해충들이 활동하기 시작했다"며 "일반 조명보다는 해충이 선호하지 않는 LED 조명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주방의 음식 쓰레기통 역시 초파리 등 해충 사각지대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자주 비우고 일주일에 1회 완전히 분리해 뜨거운 물로 세척 작업 후 완전 건조해 사용해야 위생적이다.

아이 장난감, 반려동물, 차량도 소독 필수

반려동물도 산책 후 발바닥 등을 깨끗이 닦는다(위). 차량 내부도 소독 후 환기를 충분히 한다.
반려동물도 산책 후 발바닥 등을 깨끗이 닦는다(위). 차량 내부도 소독 후 환기를 충분히 한다. / 김종연·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손과 입이 자주 닿는 아이들 장난감은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3남매 맘' 김해진씨는 "아이 입에 닿는 장난감은 천연 성분의 제균 효과가 있는 토너를 골라 쓰고 있다"며 "토너를 묻힌 마른 수건으로 두 차례 닦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어 2차 소독, 건조한다"고 했다. 장난감도 차아염소산나트륨 희석액으로 만든 소독제로 소독해도 무방하다. 소독, 건조 후 잔류물이 있지 않도록 물로 깨끗하게 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려동물도 청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반려동물 홈케어 전문가 양종석(33)씨는 "현관을 오갈 수 있는 개와 고양이는 희박하지만 사람 신발을 통해 전염병을 옮기는 바퀴벌레, 쥐 등에서 나온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며 "반려동물이 현관 바닥이나 신발에 접촉하지 않게 가림막을 치고, 반려동물이 거실과 현관을 오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현관과 신발 바닥까지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고 했다. 산책 후 목욕을 시키는 게 가장 안전하다. 여의치 않을 경우 거실에 들어서기 전 현관에서 코와 발, 꼬리 등을 깨끗한 물수건으로 닦는다. 소독제를 반려견, 반려묘에게 직접 뿌리는 것은 절대 금한다. 반려동물 컨디션에 따라 소량도 치명적일 수 있다. 반려견, 반려묘의 방석이나 장난감도 소독한다.

차량 또한 바이러스가 오염될 가능성이 많은 곳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쌀쌀한 날엔 차 문을 닫아둘 경우 밀폐된 공간이나 다름없다.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에어컨이나 환기구 필터부터 점검한다. 이후 간단한 방법은 젤 타입 손 소독제를 마른 수건에 묻혀 핸들, 기어 등 손이 닿는 부분부터 닦는다. 환기도 수시로 한다.

가정 방역 서비스 급증… 132㎡ 미만 소독은 12만원부터
환경부 승인 소독제 사용 확인을


가정 방문 방역 서비스는 업체에 따라 방역에 침구류·후드 클리닝 등 홈케어도 진행한다.
가정 방문 방역 서비스는 업체에 따라 방역에 침구류·후드 클리닝 등 홈케어도 진행한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코로나 사태 이후 '코로나 방역'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방역 전문 서비스 수요가 높아졌다. 관련 업체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한국방역협회에 따르면 가정 방역 서비스도 급격히 늘었다. 홍원수(64) 한국방역협회장은 "그동안 방역은 주로 공공·상업 시설 및 사무실 등 대형 공간 위주로 진행되다 우한 코로나 유행 후 불안감 때문인지 가정 방문 방역 요청이 늘었다"고 했다. 방역 서비스 신청 전 바이러스 방역이 가능한지, 환경부 승인 소독 제품을 사용하는지, 방역 전문 교육을 받은 전문가가 시행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방역협회 홈페이지에선 환경부 승인 소독제 정보 등과 함께 지역별 한국방역협회 회원사 검색이 가능하다. 회원사는 한국방역협회 교육을 이수한 전문가와 위해생물 방제사 자격증까지 가진 전문가가 다수 포함돼있다. 지난 2월부터 '한샘홈케어'도 가정 방문 방역살균케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방역살균케어 신청 시 피톤치드 연무 소독 서비스를 무료로 진행해준다. 후드·세탁기·침대 등 다양한 클리닝 서비스를 추가해 맞춤형 홈케어가 가능하다. 방역살균케어 가격은 132㎡(40평) 미만 12만원부터 132㎡ 이상 15만원, 231㎡(70평) 이상 18만원까지. 방역살균케어만 진행할 경우 132㎡ 기준 15~20분 소요된다. '알파라인'은 25년간 병원·실험실 바이러스 방역을 전문으로 해온 업체다. 다수의 방역 서비스 업체가 차아염소산나트륨 희석액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무독성·무색·무취·무자극 FDA 승인 소독제를 사용해 방역하는 것을 내세운다. 이 업체는 일반 가정보단 학교, 병원, 상업 시설 등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 이 밖에 종합 홈케어 서비스 업체 '에브리홈'도 입주 청소, 인테리어 시공부터 방역까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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