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접기·그림 그리기·독서… "집에만 콕, 아이들과 할 만한 놀이 찾습니다"

조선일보
입력 2020.03.21 03:00

[아무튼, 주말]
코로나 공포에 '집콕놀이' 열풍

종이나라 집콕놀이세트.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종이나라 집콕놀이세트.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전국 초·중·고교 및 유치원·어린이집 개학 2주 추가 연기가 발표된 지난 17일, 서울 홍제동에 사는 주부 김현서(가명·39)씨의 휴대전화는 종일 울었다. 두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같은 반 엄마들의 단톡방은 끊임없이 올라오는 분노 메시지로 폭발할 지경. 김씨는 "코로나 사태 이후 한 달 넘게 온종일 아이들과 지내느라 몸 안에 사리가 생길 것 같다"며 "그동안 어찌어찌 버텨왔지만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지 막막하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부모들의 최고 관심은 '아이들과 뭘 하면서 하루를 보내느냐'이다. 집에서 TV나 휴대전화만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걱정스럽지만, 그렇다고 아이와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막막하다. 인터넷 카페나 소셜미디어(SNS)에는 '집콕놀이(집에 콕 박혀 할 수 있는 놀이)'가 즐겨 찾는 검색어다.

인스타그램에서 '집콕놀이' '집콕 육아'를 검색하면 10만건 넘는 게시물이 뜬다. 공기청정기에 풍선을 띄우거나 알록달록한 빨대를 이어 아이가 들어갈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드는 등 별의별 집콕 놀이가 다 있다. 하지만 직접 만드는 데 소질 없고 창의적이지 못한 이른바 '곰손' 엄마·아빠에게는 부럽기만 한 그림의 떡.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색종이, 레고, 블록 등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 놀이 도구나 장난감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18일 오후 서울 장충동에 있는 종합 문구업체 '종이나라' 매장은 커다란 종이 상자 80여 개가 입구를 가로막아 들어가기 힘들 정도였다. 상자에는 '집콕 놀이 세트'라고 적혀 있었다. 집콕 놀이 세트는 색종이, 물감, 글라스 아트, 클레이, 딱풀, 스티커 등 집에서 부모와 아이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제품 15가지로 구성된 상품. 매장 직원은 "인터넷 주문이 들어온 '집콕 놀이 세트'를 배송하기 위한 박스 작업 중"이라며 "우한 코로나 사태 이후 매일 80상자 정도가 나간다"고 했다.

초등학교 진학을 앞둔 7~8세 아동을 둔 가정에서는 종이 접기가 특히 인기다. 올해 아들을 초등학교에 보내는 한 주부는 "초등학교에서 40분 수업을 2번 이어서 한 다음 30분 놀이 시간을 갖는데, 이때 아이들이 종이 접기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며 "종이 접기를 잘하는 아이가 인기가 높다고 해서 아이와 연습 삼아 많이 해보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미세 먼지도 자주 덮치면서 아이들이 바깥에 나가 뛰어놀기가 더 힘들어졌다. 이와 반비례해 아동용 실내 놀이 기구 판매가 크게 늘었다. G마켓에 부탁해 최근 한 달(2월 11일~3월 12일) 동안 유아 놀이 기구 판매 신장률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봤다. 미술 학용품(5%)이나 점토·공작 놀이(6%)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대형 완구는 48%로 크게 신장했다. 특히 그네·그네봉은 148%, 미끄럼틀 139%로 지난해보다 올봄 훨씬 더 팔렸다. 블록(43%), 원목 교구(43%) 등 이른바 교육적 놀이 도구 판매도 크게 늘었다.

서점가에서도 코로나 사태 이후 놀이 교육 분야 도서를 포함한 아동 및 청소년 책 판매가 크게 늘었다. 인터넷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교육부가 개학 연기를 처음 발표한 2월 23일부터 3월 15일까지 약 한 달 동안의 유아·어린이·청소년 분야 도서 판매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봤다. 청소년 분야 도서는 81%, 어린이 분야 46%, 유아 35% 증가했다. 박형욱 예스24 청소년 MD는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됨에 따라 유아·어린이·청소년 분야 도서 판매 증가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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