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종인 "공동 선대위장으론 선거지휘 못한다"

입력 2020.03.16 01:29 | 수정 2020.03.16 06:34

[총선 D-30]
- 金, 통합당 선대위장 거절
당내선 "文정권 창출한 사람에게 안방까지 내주겠다는 건가" 반발
태영호, 연일 김종인에 사과 요구
대안으로 정병국·박형준 등 거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미래통합당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종인〈사진〉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선대위원장직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당초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했던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공동선대위원장을 하시는 건 어떻겠느냐'고 연락해 왔다"며 "'그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15일 황 대표가 다시 '당내 이견(異見)들 때문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이끌어주셨으면 한다'고 했지만 '그러면 제대로 선거를 지휘할 수 없으니 없던 일로 하자'고 말했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황 대표와 당이 그렇게 판단했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일사불란한 리더십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를 이끌 수는 없다"고 했다.

황 대표는 당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김 전 대표 상임선대위원장 영입을 추진해 왔다. 그는 최근 최고위원회에서 김 전 대표 영입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김 전 대표 말고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대표가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 공사의 강남갑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라고 발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김 전 대표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이 커졌다.

태 전 공사는 이날도 페이스북에서 "김 전 대표는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국민께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도 "총선을 코앞에 두고 우리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정치 원로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최명길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태영호 국가 망신' 기사는 해당 기자가 김 전 대표의 전언 형식 사담(私談)을 인터뷰로 쓴 것"이라며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당내에선 김 전 대표가 2016년 민주당 총선 승리를 이끌면서 문재인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김영우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문 정권 수립의 일등공신인 김 전 대표를 영입한다면 정권 심판이라는 이번 총선의 목적과 정면으로 부딪친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도 "김 전 대표는 장점이 많지만 (미래통합당이) 지금 시점에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것은 참 없어 보이는 못난 짓"이라고 썼다. 영남권의 한 현역 의원도 "반문(反文) 연대로 어렵게 통합했는데, 문재인 정권 창출에 기여한 김 전 대표에게 안방까지 내주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반면 수도권의 한 의원은 "김 전 대표는 실용적 경제 전문가로서 중도층을 향한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는 카드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당과 지지층이 전반적으로 유연한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사퇴 직후 열린 지난 13일 심야 최고위에서도 격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김 전 대표의 영입을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은 "태 전 공사 영입을 '국가 망신'으로 표현한 것은 심각한 문제", "김 전 대표는 혁신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편에선 "선거 승리를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김 전 대표 영입이 지금으로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김 전 대표 영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거의 반반으로 갈리자, 황 대표가 '심사숙고해서 최종 결론 내겠다'고 정리했다"고 말했다.

선대위원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통합당 지도부는 한때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선대위원장 후보로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이를 위해 이달 초 이 전 총리를 만났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선대위원장에 대해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정병국, 박형준 전 통합신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공천관리위원 등이 황 대표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통합당 염동열 "미래한국당 자가당착, 영입인사들 헌신짝처럼 내팽개쳐" 김보연 기자
'박근혜 변호사' 유영하,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탈락 이변 김명지 기자
이석연 "최고위의 최홍 공천 무효 수용하나… 매우 유감" 김민우 기자
'초유의 동점' 통합당 서초을, 재경선 끝에 현역 박성중 승리 김명지 기자
서초 떠난 이혜훈, 통합당 서울 동대문을 경선 승리 김명지 기자
통합당, 34곳 공천 확정… 공천탈락 권성동 무소속 출마할듯 김명지 기자
통합당, 총선 선대위 체제로... 총괄위원장 황교안, 공동위원장 박형준⋅신세돈 김명지 기자
통합당 최고위, 서울 강남을 최홍 공천 무효화 김명지 기자
통합당 "범여비례연합은 사실상 비례민주… 짬뽕당" 김민우 기자
이낙연, 이달 초 김종인 만나 통합당 선대위원장직 말렸다 손덕호 기자
김종인 "통합당,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 김명지 기자
황교안 "직접 총괄선대위원장 맡겠다"… 김종인 카드 무산 김민우 기자
미래한국당 비례명단에 통합당 발칵… 황교안 격노 김명지 기자
[단독] 미래한국당 비례후보 46명 확정 1번 조수진·2번 신원식… 유영하는 빠져 김명지 기자
황교안·한선교 비례명단 갈등의 불씨… 미래한국당 공천위원 선정 때부터 켜졌다 김명지 기자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