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 다녀온 공중보건의에 ‘방역가스’ 뿌렸다" 논란

입력 2020.03.15 20:55 | 수정 2020.03.16 18:40

공중보건의협회 "공지 없이 관사 들어가 보건의 향해 가스 살포"
전남도 "1층 소독하는 과정에서 연기 올라가 오해한 것"

전남의 한 섬 주민들이 대구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 파견을 다녀온 공중보건의를 향해 방역용 소독약품을 뿌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도 측은 "지역 방역 소독을 안내하지 않아 발생한 오해"라며 "주민들은 공중보건의의 대구 파견 사실도 몰랐다"고 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공중보건의 A씨는 지난달 26일부터 2주 동안 대구로 파견돼 선별진료소에서 우한 코로나 의심 환자들의 검체 체취 작업을 했다. A씨는 파견을 마치고 2주간 자가격리차 업무를 쉴 수 있었지만, 응급환자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지난 11일 밤늦게 본래 근무지인 전남의 한 섬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다만 섬 주민과 직접 접촉을 피하고자 이튿날인 12일 오전부터 전화로만 진료를 봤다.

‘대구 다녀온 공보의 대접’이라는 제목의 게시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대구 다녀온 공보의 대접’이라는 제목의 게시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이 섬에서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방역 소독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지난 12일 오후 4시쯤 주민들은 보건지소 1층을 소독했다. 이후 보건지소 직원과 함께 2층에 A씨와 다른 의료진이 함께 생활하는 관사(官舍)도 소독하기로 했다.

공중보건의협회에 따르면 주민과 보건지소 직원은 관사를 소독하면서 아무런 설명도 없이 A씨의 방문만 두드렸다고 한다. "문을 열어달라"는 소리가 이어졌고, A씨가 문을 열자 방역 소독약품을 뿌렸다고 한다. A씨는 "보호구를 착용하라는 안내도 없었고, 동의한 적도 없는데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전남도 측은 이에 대해 "보건지소 1층을 소독하는 과정에서 방역 가스가 2층까지 올라갔고 사전에 A씨에게 방역한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않아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공중보건의협회 관계자는 "일부 주민이 ‘대구 의사가 왜 여기 와 있느냐’ ‘섬사람 다 죽일 일 있느냐’고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전남도 측은 "주민들은 대구 파견 사실을 몰랐고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A씨는 16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통화에서 "방역 가스를 마셨을 때 당황스럽고 속상했다"며 "다만 1년 가까이 섬에서 지내는 동안 지역 어르신들과 좋은 기억도 감사한 일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 원만히 해결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사건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려졌다. 당초 "전남 신안군에서 공중보건의에게 살충제를 뿌렸다"는 내용으로 알려졌으나, 공중보건의협회 측은 "사건이 발생한 곳은 신안과 상관없는 다른 지역이고, 주민들이 A씨에게 뿌린 것이 살충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섬에서 나와 2주간 자가격리를 한 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