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탈원전에 매출 급감한 두산중공업, 일부 휴업 검토

입력 2020.03.11 13:45

수주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휴업을 검토한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 10일 노조에 ‘경영상 휴업’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협의요청서를 전달했다. 정연인 사장은 협의 요청서에서 "더 이상 소극적 조치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고 결국 보다 실효적인 비상경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고정비 절감을 위한 긴급 조치로 근로기준법 제46조와 단체협약 제37조에 근거해 경영상 사유에 의한 휴업을 실시하고자 한다"면서 "최근 3년간 지속된 수주 물량 감소로 올해 창원공장 전체가 저부하인 상황에서 2021년에는 부하율이 심각한 수준까지 급감한 뒤 앞으로도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정 사장은 원자력·석탄화력 프로젝트가 취소되며 수주물량이 감소해 비상경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원자력·석탄화력 프로젝트 취소로 약 10조원 규모 수주 물량이 증발하며 경영위기가 가속화됐다"며 "신용등급까지 하락해 부채 상환 압박이 있다"고 했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매출 비중의 60~70%를 차지하는 화력발전 관련 부문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로 국내외 수주가 감소했다. 매출의 10~20%를 차지하는 원자력 설비도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가 급감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 상황이 좋지않아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일부 휴업은 노조와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 커뮤니케이션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노동조합은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휴업 협의 요청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성배 두산중공업 노조 지회장은 "경영 위기와 오너·경영진의 방만 경영으로 벌어진 일인데 직원들에게만 고통과 책임을 전가해 수긍할 수 없다"며 "오너가가 사재출현, 사내유보금 사용, 두산지주 지원, 전문경영인 선임 등을 통해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의 급속한 탈원전 정책으로 올해로 일감이 없어지면서 두산중공업 뿐만 아니라 200여개의 협력업체 종사자 등이 직장을 잃고 있다"며 "정부도 탈원전 정책 속도를 조절하면서 연구 개발 기술 인력들에게 시간적인 여유와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지회와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2일 경남도청 앞에서 경영진의 휴업 협의 요청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도 진행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세계적인 석탄화력 발주 감소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절벽을 겪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최근 매출액은 2012년 고점 대비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은 17% 수준에 불과하다. 5년간 당기순손실은 1조원을 넘어섰고, 원전 공장 가동률도 50%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수주 감소를 해결하고자 가스터빈 국산화·풍력·수소 등 사업 다각화, 신기술 개발, 재무구조개선 등 다양한 자구책을 내놨다. 또 임원 감축, 유급순환휴직, 계열사 전출, 부서 전환 배치, 구조조정을 진행해왔지만, 결국 일부 휴업까지 검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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